‘프로듀스 101’ 시리즈 조작 의혹에 대한 첫 공판에서 안준영 PD와 김용범 CP 측이 “특정 연습생의 순위를 조작한 건 맞지만 사욕이나 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Mnet 제공 |
'프로듀스 101' 시리즈 투표 조작 의혹을 받는 안준영 PD와 김용범 CP 측이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사욕과 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7일 '프로듀스 101' 시리즈 투표 조작 혐의를 받는 안준영 PD, 김용범 CP 등 8명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안준영 PD, 김용범 CP, 이모 PD 등은 사기의 공동정범 혐의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의 공동정범 혐의,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안준영 PD와 연예기획사 관계자 5인은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구속 기소된 안준영 PD와 김용범 CP는 수의를 입고, 불구속 기소된 다른 피고인들은 사복을 입고 공판에 출석했다.
재판부는 앞서 한동철 PD와 박모 작가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이날 공판에 한동철 PD는 출석하지 않고 증인 의견서로 신문을 대체했다. 박모 작가는 출석했지만 재판부가 "피고인 측이 충분히 진술을 해서 돌아가도 좋다"고 해서 증인 철회가 됐다.
지난해 12월 20일과 지난달 14일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공판준비기일에서 안준영 PD와 김용범 CP 측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죄의 성립 여부에 대해서는 법리적으로 다투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입장은 이날 진행된 첫 공판에서도 이어졌다.
먼저 안준영 PD와 김용범 CP 측 변호인은 "김용범과 안준영은 일부 연습생의 하차 의사를 직, 간접적으로 확인하고 후순위를 데뷔조 멤버로 올린 것이고, 사욕이나 청탁을 위해 순위를 조작한 게 아니다. 이모 PD는 결정권이 없었다. 안준영은 김영란법 위반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지만 이는 부정청탁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연예기획사 관계자 5인의 변호인들도 각각 "술자리가 있었던 것은 인정하지만, 이는 소속 연습생들을 청탁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었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앞서 안준영 PD와 김용범 CP 측이 "방송에 대한 애정과 순수한 동기로 실력 있는 데뷔조를 구성하기 위해 순위를 조작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검찰은 "시청자의 호응이나 투표 결과가 연습생들의 실력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음에도 시청자의 투표를 반영하겠다고 한 안준영 PD와 김용범 CP가 순위를 조작해 데뷔조 멤버를 바꾼 것은 방송에 대한 애정이나 순수한 동기로 보기 어렵다. 결국 데뷔조의 성공, 방송의 성공, 경제적 가치 상승이라는 개인을 위한 것"이라며 "공익적인 목적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기일을 3월 6일 오후로 정했다.
한편, '프로듀스 101' 시리즈의 투표 조작 논란은 지난해 7월 '프로듀스X101' 마지막 생방송 당시 20명의 득표수가 특정 배수를 반복하고 있다는 의혹 제기로 시작됐고, 이후 전 시즌에서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경찰 조사 중 안준영 PD는 전 시즌에 대한 조작 혐의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듀스 101' 시리즈 조작 논란으로 인해 엑스원은 지난달 해체를 발표했고, 아이즈원은 활동 중단 3개월 만인 오는 17일 컴백을 앞두고 있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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