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슈 국민연금 개편과 미래

3월 국민연금發 '주총대란' 우려..경영계 "기금운용위 독립성 방안 마련해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최광 전 복지부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한국경제연구원 등 경제 5단체 공동 주최로 열린 '국민연금 독립성 확보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 세미나에서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뉴스]개정된 상법과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첫 적용되는 올 주총시즌을 앞두고 국민연금의 과도한 주주권 행사를 우려하는 경영계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국민연금이 경영참여 선언없이도 정관변경과 이사해임 청구 등 민간 기업의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전문가 중심의 기금운용위원회 구성만이 '연금사회주의'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 경제 5단체들은 6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컨퍼런스센터에서 '국민연금 독립성 확보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 합동 세미나를 열었다.

기조연설에 나선 최광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범위와 권한을 강화한 상법과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에 대해 “일부 기업의 위법 행위는 관련법을 통해 처벌하면 되는데 정부가 나서서 국민연금을 이용해 기업들을 제재하겠다는 발상"이라며 "기금설립 목적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 의결권 행사지침) 도입도 정부가 사실상 직접 기업 경영에 간섭하기 위한 최악의 상태를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전 장관은 국민연금의 과도한 경영개입 논란을 잠재우려면 기금 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 제고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건복지부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가칭) 국민연금위원회'를 복지부에 설치해 감독 기능만 수행하고 기금운용 간섭은 금지해야 한다"며 "국민연금위원회 산하에 기금운용위원회를 두되 세계 최고의 기금운용 전문가들로만 위원들을 구성해 전문성과 독립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 전 장관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재직 당시인 2015년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서는 "삼성 합병은 제대로 한 거다"라며 "이사장인 나부터 누구도 (당시) 기금운용본부장한테 전화하거나 관여한 일이 없어서 감옥에 가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도 국민연금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기금운용위원회 등 산하 위원회의 위원 구성을 사회적 안배나 정치적 고려보다 전문성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국민연금 의사결정의 한 축인 지역가입자단체에 농어업인, 자영업자, 소비자, 심지어 시민단체까지 넣은 건 위원회의 다양성만 고려할 뿐 독립성 확보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곽관훈 선문대 법경찰학과 교수는 "기금의 투자·운용이나 기업경영에 전문적 지식이 부족한 위원들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국민연금의 의사결정이 정치적 판단에 휘둘릴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곽 교수는 "국민연금 기금의 투자 판단과 의결권 행사는 투자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며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전문가들의 의사결정을 관리·감독하는 기능에 그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금운용위원회 사용자대표인 이상철 한국경영자총협회 수석위원은 "정부와 노사,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이해관계자 중심의 현행 기금운용위원회를 전문가 중심으로 시급히 개편해야 한다"며 "일본, 노르웨이, 네덜란드, 캐나다 등 세계적 연기금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는 모두 공모나 노사단체 추천을 받은 민간 투자·금융 전문가들로 구성해 정치적 영향에서 벗어나 수익률 극대화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보유한 716개 국내 상장사 가운데 주요 주주(5대 주주 이상)로 투자중인 곳은 266개사로 40%에 육박한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