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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이슈 사재기와 매점매석

1인당 마스크 구매 수량 제한… 지자체 무료 제공 상품 되팔기·사재기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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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열 후 돌아서면 품절되는 마스크, 결국 구매수량 제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에 마스크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매점매석으로 일반 소비자들이 마스크 구매에 어려움을 겪자 유통업체들은 1인당 마스크 구매수량을 제한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일부 점포의 경우 마스크를 진열하고 돌아서면 제품이 품절되는 상황이라 구매수량 제한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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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더스는 고객 1인당 마스크를 1박스까지만 구매 가능하게 제한을 뒀다./이마트 제공



마스크 사재기를 방지하기 위해 홈플러스는 지난달 31일 저녁부터 마스크는 1인당 30개, 손 세정제는 1인당 1개로 구매수량을 제한하고 있다. 한 봉지에 1개 이상이 들어있는 상품도 매수를 기준으로 1입 상품은 30개로, 3입 상품은 10개로 구매수량을 제한하기로 했다. 45개입 박스의 경우에는 1박스까지 구매 가능하다. 이마트는 4일부터 제품을 1인당 30개, 트레이더스는 1인당 1상자(20~100개)로 구매수량을 제한했다. 11번가도 같은날 보건용 마스크 50만장을 긴급 직매입해 판매하며 회원 1명당 2박스(100장)씩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마스크는 기존에는 입고 후 일주일이 지나도 품절되지 않던 상품인데, 우한 폐렴 사태 이후에는 입고된 당일 소진되는 상황"이라며 "퇴근 후 오는 고객들은 사기가 어렵다는 민원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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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중고나라 캡쳐./연합뉴스




마스크 대란 속에 곳곳에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지자체가 무료로 제공한 마스크를 중고나라에서 판매하는 행위도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KF94 마스크 18개를 개당 1800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KF80 마스크 17개와 일반 마스크 50개도 각각 개당 1600원, 8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하지만, 함께 올라온 사진 속 KF94 마스크 포장지에는 광주 서구청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서구에서 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준 마스크로 추정되는 것이다. 서구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보건 마스크에 2만여장의 마스크를 추가로 구매해 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광산구가 주민들에게 나눠준 마스크도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라왔다. 한 판매자는 광산구에서 제작한 포장지에 든 KF94 마스크 18개를 5000원에 판매한다고 글을 올렸다. 해당 제품은 거래가 완료된 상황이다.

마스크 사재기는 물론 상품을 대량 구입한 후 더 높은 가격에 재판매 하는 행위도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판매자가 품절을 이유로 강제로 주문을 취소한 뒤, 제품 가격을 올려 다시 판매한다는 제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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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제조판매자인 웰킵스 박종한 대표가 홈페이지에 올린 글./웰킵스 홈페이지 캡쳐




판매자들은 가격을 인상하며 "제조사가 가격을 올렸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제조사들의 입장은 다르다. 황사마스크 제조판매사 웰킵스의 박종한 대표는 회사 홈페이지에 "우한 사태 이전의 출고가에서 현재 출고 가격을 단 1원도 인상하지 않았다"며 "일부 악덕 재판매 사업자를 통한 구매는 절대 지양해달라"고 당부했다.

마스크의 비정상적인 가격인상에 쿠팡, 티몬, 위메프, G마켓, 옥션, 11번가 등 온라인 판매업체들은 자체 조사에 나섰다. 지난달 31일 김범석 쿠팡 대표는 전 사원에게 메일을 보내 "회사가 직매입해 상품을 파는 로켓배송의 경우 제품 매입가가 오르더라도 당분간 판매가를 평소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마스크 사재기 등 폭리를 취하는 판매자들을 강력히 처벌해달라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마스크 폭리 판매자들을 강력히 처벌해주세요'라는 글을 올린 한 청원자는 "한쪽에서는 (마스크가) 품절됐다고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10배 비싼 가격에 팔고 있다"며 "전염병은 국가 긴급사태인데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권고에도 구입할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다른 청원자는 "얼마 전 KF94마스크를 50매에 2만5000원주고 샀지만, 구매 후 1시간도 안되어 (동일 제품이) 4만원이 넘고, 3시간이 지나가 10만원이 넘었다"며 "횡포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할수 없는 처지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부터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폭리 목적으로 매점매석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보건용 마스크 및 손소독제 매점매석 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가 시행됐다. 마스크, 손소독제를 매점매석한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다.

안상희 기자(hu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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