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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美민주 경선… "무조건 트럼프 이길 사람 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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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美 경선]

첫 경선, 3일 아이오와 당원대회

바이든·샌더스·워런 등 주자들 "트럼프 대항마는 나" 내세우지만

4년전과 달리 反트럼프로 뭉쳐

"무조건 도널드 트럼프를 이길 사람!"

미국 대선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이틀 앞둔 1일(현지 시각), 기자가 아이오와주(州) 디모인·시더래피즈·아이오와시티 등 도시 3곳을 돌며 민주당 지지자 17명을 만나 '이번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물었을 때 전원이 1순위로 꼽은 답이다.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지자라고 밝힌 19세 청년 윌 데이비스도, 어머니·딸과 함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유세장을 찾은 주부 로라 아크펠드씨도, 디모인 시내에서 만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자 닉 브라운씨도 전혀 망설임 없이 답했다. 대학 무상 교육 같은 샌더스의 과격한 공약도, 첫 여성 대통령이란 워런의 명분도, 안정적 국정 운영이란 바이든의 강점도 '반(反)트럼프' 바람에 묻힌 것이다.

조선일보

2020년 미 대선 민주당 후보를 결정하는 경선의 시작인 아이오와 당원대회를 이틀 앞둔 1일(현지 시각), 경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아이오와 시더래피즈의 한 중학교 강당에서 연설한 후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왼쪽 사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또한 이날 아이오와 인디아놀라의 한 대학교 강당을 찾아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AP·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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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패한 결정적 이유는 진보 색채가 강했던 샌더스 상원의원 지지자들이 '기득권' 이미지인 힐러리가 싫어 투표장에 가지 않은 것이 꼽힌다. 그러나 이번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이날 시더래피즈의 US셀룰러센터에서 열린 샌더스 의원 유세 현장. 인디밴드 공연에 지지자 약 3000명은 손에 맥주를 들고 춤을 추면서 "버니" "버니"를 연호했다. 기자가 '만약 중도 성향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하면 찍겠느냐'고 묻자 밴 알렉스씨는 "우리는 4년 전 실패를 기억한다. 그땐 바이든을 찍을 것"이라고 했다.

샌더스도 이 점을 명확히 알고 있었다. 그는 이날 유세에서 "오늘 모인 것은 민주당 경선에서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위험한 트럼프란 대통령을 무찌르기 위해 모였다"고 했다. 정치 전문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아이오와에서 샌더스 의원 지지율은 지난 한 주간에만 7%포인트 올라 지난달 30일 23.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20% 안팎으로 지지율이 정체된 바이든 전 부통령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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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아이오와시티 웨스트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워런 상원의원 유세 현장에서 워런도 "민주당이 해야 할 것은 트럼프를 물리치는 것"이라는 말로 유세를 시작했다. 그는 부유세 신설 등 급진적 공약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날 그런 언급은 거의 하지 않았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며 중도층에게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보여줬다. 민주당 내 지지율이 10%대로 고정되면서 3~4위로 밀리자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도 아이오와보다는 자신이 우세한 네바다(22일), 사우스캐롤라이나(29일) 등에 집중하려던 계획을 수정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바이든이 사우스캐롤라이나 등에 사용할 예정이었던 방송 광고료 수십만달러를 빼내, 아이오와에 투입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바이든은 이날 아이오와주 워털루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금처럼 아이오와에 막중한 책임이 있던 적은 없었다"며 "나는 이렇게 나쁜 (트럼프란) 대통령이 나올 걸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아이오와에서부터 트럼프 대항마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것이다.

선거전이 격화되면서 이날 CNN이 보도 예정이었던 아이오와 코커스의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 발표도 취소됐다. 한 여론조사 요원이 민주당 경선 후보인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전 시장의 이름을 빼먹고 설문을 돌린 것이 문제가 됐다.

한편 공화당도 3일 아이오와 코커스를 실시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로 사실상 확정돼 있어 요식행위 이상의 의미는 없다. 후보로 나선 빌 웰드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조 월시 전 하원의원이 승리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이 때문에 버지니아주 등 7개 주는 아예 공화당 경선을 취소했다.

☞아이오와 코커스(Iowa Caucus)

아이오와주의 공화·민주당원들이 각각 자기 당의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대의원을 뽑는 당원대회. 코커스는 북미 원주민 알곤킨족(族)의 '추장회의'를 뜻하는 말(cawaassough)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있다. 18세기 미국 보스턴 정치단체 '코커스 클럽'에서 유래했다는 주장도 있다. 민주당은 1972년부터, 공화당은 1976년부터 미국 주 중 아이오와에서 가장 먼저 코커스를 열고 있다.

[아이오와시티·디모인·시더래피즈=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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