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차명석 단장이 지난해 10월 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19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키움과의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있다. 고척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계약 후에도 못내 아쉬움 같은 게 느껴지더라.”
LG 차명석 단장은 지난해 12월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해 2021년 스프링캠프 시설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LG는 이듬해부터 샌프란시스코 마이너리그 팀이 사용했던 스코츠데일 자이언츠 컴플렉스에서 시즌을 준비한다. 차 단장은 “향후 스프링캠프 장소를 두고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다년계약을 맺기로 합의했다”며 2021년부터 2~3년 동안 애리조나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를 것을 암시했다.
실제로 지난해 각 구단 단장들은 차 단장과 마찬가지로 스프링캠프 장소 찾기에 혈안이 됐다. 날씨와 시설이 갖춰진 것은 물론 평가전도 순조롭게 잡을 수 있는 곳을 찾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다. 가을에는 한일 관계 문제도 마주하며 너도나도 일본 측과 계약을 해지하거나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것으로 방향을 잡었다.
LG는 샌프란시스코가 새로운 스프링캠프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 지난해 여름부터 애리조나 스코츠데일로 목표점을 잡았다.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 시설 관리자와 연락을 주고 받으며 12월에 계약을 마무리하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변수가 발생했다. 차 단장은 스코츠데일에서 협상테이블에 앉은 순간을 회상하며 “스코츠데일 측에서 갑자기 윌리엄스 KIA 감독님 얘기를 했다. KIA도 2021년부터 이곳에서 스프링캠프를 하고 싶다고 요청이 왔다며 KIA에 양보해줄 수 없냐고 하더라”며 “바로 조계현 단장님한테 전화해서 자초지종을 물었다. 알고보니 윌리엄스 감독님은 우리가 이미 스코츠데일과 약속했다는 것을 모르고 계셨더라. KIA도 윌리엄스 감독님이 스코츠데일측에 요청한 것을 모르고 있었다. 바로 오해가 풀렸고 계약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맷 윌리엄스 신임 감독이 지난해 10월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후 조계현 단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태어난 윌리엄스 감독은 현역시절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프랜차이즈 스타 대우를 받았다. 샌프란시스코와 클리블랜드에서 정상급 3루수로 활약하다가 1998년 애리조나 창단 멤버가 됐다. 애리조나에서 6년 동안 활약했고 2003시즌 후 은퇴했다. 은퇴 후에도 야구 방송 패널과 코치로 애리조나와 인연을 이어갔다. 차 단장은 “윌리엄스 감독님은 집도 스코츠데일에 있었다. 스코츠데일 유명인사더라. 윌리엄스 감독 구역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스코츠데일 측 사람들은 내심 윌리엄스가 오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우리가 계약한 후에도 아쉬움 같은 게 느껴지더라. 여름부터 스코츠데일과 접촉하지 못했다면 큰일날 수 있었다”고 안도의 한 숨을 쉬었다.
KIA는 올해 미국 플로리다 포트마이어스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른다. 플로리다 캠프 또한 윌리엄스 감독의 네트워크가 적절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KIA, SK, 한화, KT, NC가 플로리다 혹은 애리조나에서 스프링캠프에 임하는 가운데 이듬해에는 LG를 포함해 더 많은 팀이 미국으로 떠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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