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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호주서도 트랙맨 가동, LG 데이터 야구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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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LG 선수단이 지난해 2월 26일 오키나와 이시카와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다. 오키나와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LG가 처음으로 전지훈련에서도 트래킹 시스템을 가동한다. 지난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선수단이 호주로 출국할 때 데이터분석팀도 분주하게 장비를 챙겼다. 지난해 3월부터 잠실과 이천챔피언스파크에서 트랙맨으로 쌓은 데이터를 스프링캠프에서 고스란히 활용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LG 노석기 데이터분석팀장은 호주로 떠나기에 앞서 “포터블 트랙맨과 랩소도 등 장비를 챙겨 호주로 떠난다. 포터블 트랙맨은 이번에 처음으로 전지훈련에서 활용한다”고 밝혔다. LG는 2018년 10월 차명석 단장 부임 후 부지런히 데이터 파트를 강화했다. 데이터분석팀을 신설해 운영팀 산하 전력분석원들을 데이터분석팀으로 이동시켰다. 통계와 영상에 전문화된 인원도 보강해 어느덧 데이터분석팀 인원만 10명이 됐다. 2014년 내야수로 LG에 입단한 양원혁도 지난해 은퇴를 결정한 후 데이터분석팀에 합류했다.

아직은 과정이다. KBO리그 대다수 구단이 트랙맨을 비롯한 최첨단 장비를 활용하고 있지만 적용하는 범위가 제각각이다. LG는 야수보다 투수가 트랙맨을 넓게 활용한다. 지난해 신인왕 정우영은 구종별 회전수와 상하좌우 무브먼트를 체크해 구종을 정립했다. 보통 사이드암투수들은 좌타자를 상대로 타이밍을 빼앗기 위해 체인지업을 던지는 경우가 많은데, 정우영은 체인지업과 궤적이 비슷한 투심패스트볼을 던진다. 올시즌 선발투수 전향도 생각하고 있는 그는 “투심을 던질 때 강도를 조절하면 되기 때문에 따로 체인지업을 배울 필요가 없다”며 “물론 느린 공은 필요하다. 110㎞에서 120㎞대 커브를 생각하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부지런히 커브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터를 기준으로 직접 게임플랜을 짜는 투수도 있다. 임찬규는 “지난해 몇차례 투구폼을 바꾸면서 꾸준히 트랙맨을 통해 내 공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체크했다. 이후에는 상대 타자들의 데이터도 보면서 나름대로 플랜도 짰다”며 “트랙맨에 나오는 히트맵만 봐도 좋은 투수와 나쁜 투수가 나온다. 윌슨이나 켈리처럼 좋은 투수들은 구종에 따른 히트맵이 일정하다. 공이 여기저기 날리지 않고 일정한 곳으로 들어간다. 공을 때리(채)는 지점도 구종마다 차이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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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메이저리그 선발투수 제이콥 디그롬, 노아 신더가드, 류현진(왼쪽부터)의 트랙맨으로 집계된 구종별 릴리스 포인트. 9이닝당 볼넷 2개 이하를 기록한 디그롬과 류현진은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하게 이뤄지는 게 보이는 반면 9이닝당 볼넷 2.3개를 기록한 신더가드는 디그롬과 류현진보다 분포도가 넓다. 꾸준한 릴리스 포인트는 타자로 하여금 구종을 분간하기 어렵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 | Baseballsavant.mlb.com 캡처


예전 선수들은 감독 혹은 코치의 지도를 고스란히 따라가기만 했다. 때로는 지도자가 선수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방향이 어긋났다. 요즘 선수들은 다르다. 숫자와 그래픽 등 자료에 익숙하고 객관적인 수치를 중요시한다. 지도자가 선수를 설득하지 못하면, 선수는 지도자를 따라가지 않는다. LG 차명석 단장은 “데이터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방향을 제시할 수는 있다”며 “올시즌부터는 데이터 활용 폭을 더 넓힐 계획이다. 이제는 코치들도 데이터에 눈을 떠야 한다. 그래야 선수들을 이끌고 혼란도 최소화한다. 데이터를 활용해 LG 만의 야구를 정착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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