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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프랑스, 파리 대규모 난민촌 강제철거… "1500명 강제 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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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부가 대규모 난민촌을 강제철거하면서 1500명의 난민이 퇴거 조치됐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파리 경찰은 28일(현지 시각) 아침 파리 북부 포르트 도베르빌리에 지역의 불법 난민촌에 경찰관들을 대거 투입돼 텐트와 천막을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98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1436명의 난민·불법 이주민이 강제 퇴거당했다.

포르트 도베르빌리에의 난민촌은 파리시 외곽 경계선인 외부순환도로 주변에 대규모로 들어선 천막이다. 이곳은 쥐가 들끓는 등 위생환경이 열악하기로 악명이 높다. 지난주에는 이곳에 기거하던 소말리아 출신 남성 1명이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강제 퇴거된 난민들은 정부와 자치단체가 마련한 수도권의 임시 거주 시설에 분산 수용될 예정이다. 하지만 난민수용시설의 규모가 작아 이들 전부를 수용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조선일보

28일 아침 프랑스 파리 북부 불법 난민촌에서 퇴거당하는 사람들/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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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이후 파리 일대에서 난민촌 강제철거는 이번이 60번째다. 프랑스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집권 뒤 불법 이민자와 난민 수용 문제에서 보수적인 접근법을 취해 각종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0월에는 영국으로 가는 길목인 북서부 해안 도시 칼레의 난민촌을 대대적으로 철거하기도 했다. 한때 1만명 가까운 난민이 기거했던 칼레 난민촌은 생활·보건 환경이 열악하기로 악명이 높아 ‘정글’이라는 별칭까지 붙었던 곳이다.

프랑스 정부는 난민촌 강제철거를 전국적으로 지속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내무장관은 작년 말까지 파리 시내의 모든 불법 난민 천막촌을 철거하겠다고 공언해왔다. 디디에 랄르망 파리 경찰청장도 이번 조치에 대해 "난민촌 철거와 재설치의 악순환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난민 신청 절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한 쉼터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난민 인정을 받지 못한 사람들 다수는 추방할 예정이다.

하지만 인권 단체와 파리시에서는 정부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난민수용을 제한하면서 난민촌을 계속 강제철거하기만 한다면 갈 곳 없는 사람들을 거리로 내몰아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이나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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