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만에 귀국, 독자노선 밝혀
"혁통위엔 관심 없다"면서도 "날짜 많으니 차차 말씀드리겠다"
오늘 현충원 참배 후 광주행
대안신당 "돌아온 탕자" 비판
입국장서 큰절 -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19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며 국민을 향해 큰절을 올리고 있다. 16개월의 외국 생활을 마치고 이날 정계 복귀를 공식 선언한 안 전 의원은“진영 정치에서 벗어나 실용적 정치를 실현하는 중도 정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태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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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의원은 또 야권의 혁신통합추진위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했다. 그는 "야권도 혁신적 변화가 필요한데, 1대1 진영 대결로 가는 것은 오히려 정부·여당이 바라는 일"이라며 "야권에서 혁신 경쟁 통해 국민의 선택 폭을 넓히면 1대1보다 훨씬 합이 큰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했다. 4·15 총선을 87일 앞둔 시점에서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이 추진하는 야권 통합에 참여하는 대신 독자 세력화에 나설 것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안 의원은 "진영 정치에서 벗어나 실용적 정치를 실현하는 중도 정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의 문제는 현(現) 정권의 '진영 논리'에 입각한 배제의 정치, 과거 지향적이며 무능한 국정 운영"이라며 "현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고 국정 운영의 폭주를 저지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이어 "그 반대편엔 스스로 혁신하지 못하며 반사 이익에만 의존하는 야당이 있다"고 했다. 안 전 의원은 최근 '조국 사태'를 겨냥, "부모가 누구냐에 따라 삶이 결정되는 불공정도 바로잡겠다"고도 했다.
안 전 의원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바른미래당 분당 등과 관련해 "모두 제 책임"이라며 "죄송하다"고 수차례 말했다. 그는 "큰 기대와 과분한 사랑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불공정하고 부조리한 사회를 바꾸고 싶었는데 정치 초년생이던 제 부족함으로 많은 실망 안겨 드려 죄송하다"고 했다. '바른미래당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당 안팎 많은 분을 만나뵙고 의논을 드리겠다"고 했다. 일단은 당적(黨籍)을 두고 있는 바른미래당을 토대로 독자 세력화에 나설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안 전 의원이 야권과 '느슨한 연대' 가능성을 완전히 닫은 건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그는 자유한국당 등과 "혁신 경쟁을 통해 국민의 선택 폭을 넓히면 오히려 여당을 이길 수 있다"고 했다. '반문(反文) 연대'를 염두에 두고 각개 약진하자는 뜻으로 읽힌다. 안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상계동 자택에 들어서면서 '중도 실용 정당에 한국당도 품을 수 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날짜가 많으니까 차차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안 전 의원은 이날 오후 회색 정장에 노타이 차림으로 여행 가방을 직접 끌고 공항 입국장으로 나왔다. 당원·지지자 400여 명이 환호성을 지르며 "사랑해요 안철수" "고마워요 안철수"를 외쳤다. 안 전 의원은 밝은 표정으로 바닥에 엎드려 큰절을 했다. 지지자 상당수는 옛 국민의당 시절 녹색 점퍼를 입고 있었다.
안 전 의원은 20일 첫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할 예정이다.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차례로 참배한다. 이어 첫 지방 일정으로 광주(光州) 국립 5·18 민주 묘지를 찾는다. 호남은 2016년 총선 당시 안 전 의원의 국민의당에 28석 중 23석을 몰아준 '정치적 근거지'였다. 안 전 의원은 호남 일정과 관련, "국민의당을 지지해주신 많은 분께 큰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그때 죄송했다는 말씀과 감사의 말씀을 드리러 가는 것이 도리"라고 했다. 이에 대해 안 전 의원의 국민의당 소속으로 당선됐던 대안신당 의원들은 "금의환향이 아닌 돌아온 탕자(蕩子)"라고 했다. 안 전 의원은 20일 처가가 있는 전남 여수를 찾아 장인 산소에 참배한 뒤 부산의 본가를 찾을 예정이다.
▲ [포토]귀국한 안철수 큰절 "총선 불출마"…광주 찾아 5·18묘지 참배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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