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통하는' 감독들…웃지 못할 장면 낳아
[앵커]
우리가 8강 상대로 기대했던 베트남은 2무 1패, 조 꼴찌로 탈락했습니다. 박항서 감독이 팀을 맡고 나서는 처음 겪는 실패인데 아쉬움이 진한 경기였지만, 남과 북의 지도자가 만난 그라운드에선 재미난 장면들도 펼쳐졌습니다.
백수진 기자입니다.
[기자]
잡거나 쳐내면 그만인 쉬운 프리킥.
그런데 베트남 골키퍼 부이띠엔중이 어설픈 동작으로 공을 놓쳐버렸습니다.
뼈아픈 실점으로 연결된 예상 밖 실수 박항서 감독은 분노 대신 헛웃음을 지었습니다.
베트남이 8강에 오르려면 무조건 이겨야 했던 북한전.
경기 내내 박 감독은 특유의 커다란 몸짓으로 간절히 승리를 불렀습니다.
경기 전엔 의식을 올리듯 기도하고, 득점 기회를 그르치면 머리를 부여잡고 괴로워했습니다.
전반 16분 만에 첫 골을 터뜨리며 시작이 좋았던 베트남은 허무했던 동점 골 이후 허둥지둥대다 막판엔 페널티킥까지 내주고 무너졌습니다.
남북의 지도자 대결이 낳은 웃지 못할 장면도 포착됐습니다.
경기 초반 선수들과 대화하려던 박항서 감독이 황급히 말 대신 손짓으로 바꿨는데, 우리말로 하려다 보니, 북한 코치진이 걸린 듯 했습니다.
경기 기자회견에서도 우리 대표팀은 없는데 내내 한국말이 오갔습니다.
박 감독은 8강 문턱을 넘지 못해 한숨을 쉬었고.
[박항서/베트남 올림픽 대표팀 감독 : 나도 마음이 아프겠지만 실수한 당사자들도 마음이 아프지 않겠습니까.]
이 감독은 2패 뒤 1승을 건진 뒤 웃었습니다.
[이유일/북한 올림픽 대표팀 감독 : 스포츠맨이라면 마지막 한 경기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이런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좋지 않은가…]
이야기를 남기고 떠난 두 감독, 이제 우리말을 쓰는 지도자는 김학범 감독만 남았습니다.
백수진 기자 , 김영묵, 김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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