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은 새보수당에 남고… 의원 7명만 통합신당 참여하는 案 거론
황교안 "모두 합해야" 새보수 "당대당 통합" 안철수 "통합보다 혁신"
통추위 첫 회의 박형준(앞줄 가운데) 위원장 등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첫 회의를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 위원장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 새보수당 정운천·지상욱 의원, 한국당 이양수 의원. 보수 통합을 위한 통추위는 한국당·새보수당 등 정당과 시민단체 인사 등 총 13명 위원으로 꾸려졌다. /이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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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국회에서 열린 첫 회의에서 정당·시민단체 대표로 위촉된 13명의 통추위원이 공개됐다. 한국당 대표로 참석한 김상훈·이양수 의원은 "대한민국이 벼랑 끝에 서 있고 대통령은 왼쪽 끝에 서 있다"면서 "통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했다. 새보수당 대표로 나온 정운천·지상욱 의원은 "한국당이 '보수 재건 3원칙'을 수용한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통추위 명칭부터 백지상태에서 논의하는 게 옳다"고 했다. 통추위원으로는 박형준 동아대 교수, 안형환 국민통합연대 사무총장, 김은혜 전 MBN 특임이사, 정인철 전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 등 친이계(친이명박) 인사가 대거 이름을 올렸다. 한국당 내 친박계 대신 친이계가 통합의 전면에 나선 모습이다.
안철수계 인사로 분류되는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참석했다. 그는 "중도에 있는 분들이 반문(反文) 연대에 동참할 길을 닦아줘야 한다"면서 "탄핵의 강만 건넌다면 어떠한 조건을 따지지 않는 '묻지 마 통합'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김 교수가 안철수 전 의원을 대리해서 참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안 전 의원은 즉각 야권 통합은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다는 입장문을 냈다. 안 전 의원은 "세력 통합보다는 혁신이 우선으로, 정치공학적인 통합 논의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면서 "통추위에 참여하는 인사의 활동은 개인적인 정치 신념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이는 '반문 세력이 한데 뭉쳐야 한다'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통합 기준과는 차이가 있다. 황 대표는 이날 경기도당·인천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통합 과정에서) '얘는 안 돼, 쟤는 안 돼' 할 수 있지만 문재인 정권보다 미우냐"면서 "미워도 합치고 싫어도 합쳐서 문 정권을 이겨내는 것이 우리가 추진하는 대통합"이라고 했다. 유승민 의원에 대해 강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는 당내 일부 친박계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새보수당 내 사정도 복잡하다. 현역 의원 8명이 저마다 통합에 대한 견해가 달라 '팔인팔색'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게다가 창당을 이끌었던 유 의원은 다른 의원들과 달리 새보수당을 버리면서까지 통합하는 데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은 이준석 젊은정당비전위원장을 포함한 청년들과 함께 새보수당에 남고, 나머지 현역 의원들은 통합 신당에 참여하는 부분적 형태의 통합 방안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내에선 "유 의원이 작은 규모로라도 당을 유지하고 있으면 제대로 된 통합이라고 할 수 없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그래서 새보수당을 비례정당으로 남겨둔 채, 통합신당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야권 관계자는 "이러면 친박계 반발은 최소화할 수 있지만 '통합 시너지'는 떨어진다"고 했다.
유 의원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경(在京)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직전에 취소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 행사에 참석했다. 이를 두고 "유 의원이 황 대표와 나란히 사진 촬영을 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양당에선 설 이전에 황 대표와 유 의원이 단독 회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통추위도 늦어도 내달 10일까지는 통합 신당이 창당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새보수당 관계자는 "결국은 두 사람이 만나서 매듭을 풀고 큰 틀에서 합의문을 도출해야 한다"고 했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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