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듀 조작’ 안준영·김용범 “사기 고의 無” VS 檢 “고의성 無? 이해 안가” (종합)

14일 엠넷 ‘프로듀스’ 조작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용범 CP, 안준영 PD 등을 비롯한 피고인들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이 열렸다. 연합뉴스 제공

엠넷 ‘프로듀스’ 전 시즌에 대한 조작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용범 CP, 안준영 PD 등을 비롯한 피고인 8명이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사기에 고의성이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나섰다.

서울 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14일 엠넷 ‘프로듀스’(이하 ‘프듀’) 시즌 조작과 관련해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용범CP, 안준영PD 등 CJ ENM 엠넷 관계자 3인과 부정청탁금품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전현직 소속사 관계자 5인에 대한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첫 번째 공판준비기일과 마찬가지로 이날 법정에는 피고인 8명은 모두 불출석한 가운데, 변호인들만 참석했다.

이날 검사는 “피고인 측이 사기에 고의가 없다고 주장했는데, 방송의 성공을 위해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고의가 없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 숭고한 동기가 있다면 범행의 고의가 없어질 수 있는 것인지 그런 주장은 납득이 안 된다. 피고인 측은 공소 사실을 인정하나 법리적으로 문제가 없는 부분이 있다고 주장하는데,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무죄를 주장하던지 전략을 결정하라”고 지적했다.

또 “짜여진 기망에 의한 사기가 아니라 하는데 사기치는 사람이 사기가 아니라 하는 것이 부작위가 아니다”라고도 지적했다..

이에 판사는 “피고인 측은 동기에 참작할 경우가 없다는 등이 얘기를 하면서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변호인들은 범행 배경, 동기, 사정 등에 대해 충분히 변론해 달라”고 알렸다.

또 판사는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 대해선 "중재자 입장에서 친분 관계로 수동적으로 (안PD 등 제작진의 청탁에) 수동적으로 임했다고 했다. 기획사 관계자 입장에선 할 수 있는 부탁이었다고 주장했는데 유의미한 부분"이라며 "또 다른 기획사 관계자는 안PD와 단순 술자리를 가진 것뿐 부정 청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고 확인했다. 이에 대해 안준영 PD 측 변호인은 추후 확인을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날 검사는 안PD, 김CP와 관련한 엠넷 관계자 한동철PD, 박 모 메인 작가에 대한 증인 신문을 신청했으며,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들의 다음 기일은 2월 7일로 예정됐다.

한편, ‘프듀’ 시즌의 조작 논란은 지난 해 7월 종영한 ‘프듀X101’ 파이널 라운드 당시 진행된 대국민 투표 결과에 대한 의혹 제기에서 시작됐다. 당시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연습생 20명의 득표수가 특정 배수를 반복하고 있다는 의혹 속 ‘프듀X’를 향했던 조작 논란은 이후 ‘프듀’ 전 시즌에 대한 조작 논란으로 불거졌다. 결국 엠넷은 ‘프듀’ 제작진에 대한 경찰 조사를 의뢰했고, 이 과정에서 안준영 PD가 전 시즌에 대한 조작 혐의를 인정했다. 이에 따라 김용범 CP, 안준영 PD 등이 지난 해 11월 구속됐다..

검찰에 따르면 안 PD와 김 CP는 ‘프듀’ 전 시즌에 걸쳐 데뷔 멤버를 조작했다. 이들은 ‘프듀’ 시즌1에서 61위 안에 있던 2명을 빼고 다른 2명을 순위권에 넣었으며, 시즌2에서도 1차 투표 조작을 인정했다. 시즌3에서는 최종 생방송 20명 중 12명의 순위를 임의로 정한 다음 득표 비율에 따라 임의로 정한 득표수를 공개하고 아이즈원 데뷔조를 꾸려 데뷔시켰다. ‘프듀X101’에서는 1,3차 투표 조작과 더불어 생방송 투표 조작을 감행하며 엑스원 데뷔조 11명을 임의로 정해 데뷔시켰다.

이와 함께 안PD는 소속사 연습생의 방송 편집들을 유리하게 해달라는 등 약 4600만원의 접대로 재산상 이득을 취한 점과 2018년 2019년 회계년도에서 300만원 이상의 금품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해당 조작 사태로 인해 ‘프듀X’ 데뷔조인 엑스원은 지난 6일 공식 해체를 결정했다. 아이즈원은 현재 활동 재개를 긍정 검토 중이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