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권 폭주의 완성]
이해찬, 본회의 열리기 전에 미리 일방처리 예상하고 만찬 소집
여의도 한식당에 모인 의원들 "4·15 승리" 술잔 부딪치며 환호
국회선 장관·의원 껴안고 자축… 조국 "감회 남다르다" 페북글
웃고있는 이인영과 추미애 - 추미애(가운데) 법무부 장관이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왼쪽에서 둘째) 원내대표, 홍익표(맨 오른쪽) 수석대변인 등과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통과됐다. /이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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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후 본회의 개의를 앞두고 미리 당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2020년 신년 만찬'을 소집했다. 본회의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2건과 유치원 3법을 통과시키고 나면 '패스트트랙 법안' 7건을 모두 일방 처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으로 보인다.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등 한국당의 패스트트랙 법안 통과를 막기 위해 내놓은 방편은 문희상 국회의장의 민주당 지원과 민주당의 '임시국회 회기 쪼개기' 등 편법으로 이미 무력화돼 있었다.
본회의가 민주당과 범여 군소 정당들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난 뒤, 이해찬 대표와 민주당 의원 50여명은 서울 여의도 한 한식당으로 이동해 오후 8시 30분쯤부터 비공개로 축하연을 시작했다. 홍어와 회무침, 보리굴비 등 호남 음식이 나온 가운데, 박광온 최고위원이 사회를 봤다. 의원들이 한 사람씩 일어나 건배사를 제의했다. 박 최고위원은 "검찰 개혁, 총선 압승"을 건배사로 제안했고, 김해영 최고위원은 "4·15 총선 승리"를 외쳤다.
한 의원은 "총선에서 우리가 다 당선돼서 17개 시·도에서 맛있는 것을 다 가져오면 얼마나 좋겠느냐. 그때 (불출마를 선언한 이해찬) 당대표를 모시고 (축하연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의원들 사이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당대표 비서실장인 김성환 의원은 "이해찬 대표님, 감사합니다"라고 건배사를 했다.
유치원 3법을 대표 발의한 박용진 의원이 일어서자 다른 의원들이 "오늘의 주인공"이라며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다. 공천관리위원장인 원혜영 의원이 발언할 때에도 다른 의원들이 박수를 보냈다. 원 의원이 "지금 박용진만 서서 박수를 쳤다"고 농담을 하자 의원들이 모두 '원혜영'을 연호했다. 박 의원은 "국회가 시작되면 원내대표가 권력이지만 선거 때에는 공천관리위원장이 권력"이라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과 패스트트랙 법안들이 통과될 때부터 이미 축제 분위기였다. 정 후보자는 자신의 임명동의안에 찬성 투표를 한 뒤 민주당 의원들과 승리의 악수를 나눴다. 유치원 3법이 통과되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박용진 의원은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이날 본회의에는 유 부총리를 비롯해 국회의원으로 장관을 겸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이 나와 찬성표를 던졌다.
본인과 일가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통과된 직후 페이스북에 축하의 글을 올렸다. 조 전 장관은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유지되어 온 검경 간의 '주종관계'가 폐지되고 '협력관계'로 재구성됐다. 형사사법체제의 획기적 변화"라며 "문 정부 출범 이후 민정수석으로 법무·행정안전부 두 장관님이 (수사권 조정) 합의문 성사에 이르도록 보조한 뿌듯한 경험이 있는지라 감회가 남다르다"고 했다. "4월 총선 이후 '경찰 개혁' 법안도 국회를 통과한다면 권력기관 개혁 업무를 관장했던 전직 민정수석으로서 여한이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김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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