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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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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친박 좌장 서청원, 黃 면전서 "보수통합 앞서 탄핵 분열 세력 사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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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과 보수 분열 책임 질 사람이 보수대통합 조건 제시"
"황교안 당당하게 대도무문(大道無門)의 길을 가야"

조선일보

옛 친박계 좌장 무소속 서청원(8선·사진) 의원이 13일 "진정한 보수대통합은 탄핵 보수 분열 세력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제1야당의 대표로서 당당하게 대도무문(大道無門)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서 의원은 이날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한국당 김우석 당대표 정무특보 출판기념회 축사에서 "탄핵과 보수 분열의 책임을 질 사람들이 오히려 보수대통합의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 의원은 "탄핵의 강을 건너자며 본인들의 잘못은 덮고 가자고 하는데, 새누리당을 뛰쳐나가서 온갖 행태를 저지르다가, 대선,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고 참패했던 사람들 고작 몇명이 이제 와서 108석을 가진 제1야당에게 함께 새집을 짓자는 것이 가당키나 하냐"고 했다. 서 의원의 이런 언급은 보수 통합의 전제로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조건을 내건 유승민 의원 등 새로운보수당 세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 의원은 "이 정권의 잘못과 잘못된 탄핵에 한이 맺혀서 주말마다 태극기를 들고 거리로 나서는 수십 만명의 국민들의 가슴에 맺힌 응어리부터 풀어줘야 한다"며 "이 정권을 탄생하게 만들고, 당을 사분 오열 시킨 사람들의 진정한 사과 없이, 이 분들의 응어리가 풀어지겠냐"라고 했다. 서 의원은 "통합을 하려면 탄핵과 보수분열의 책임이 있는 사람들의 진정어린 사과와 정치적 책임이 우선돼야 한다"며 "이런 응어리를 푸는 역할을 제1당, 황 대표가 제1야당의 대표로 당당하게 대도무문의 길을 가야 한다"고 했다.

한국당은 새보수당과 통합 신당 출범을 추진하고 있다. 양측 인사와 보수 성향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참여하는 연석회의에서 혁신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도 발족했다. 이런 가운데 황교안 대표는 이날 "통추위를 발족하면서 동의한 보수·중도 통합 '6대 원칙'에 새보수당에서 요구한 내용도 반영돼있다"고 밝혔다. 이에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는 "황 대표와 한국당 최고위가 새보수당의 보수재건 3원칙을 수용한 것"이라며 통합 논의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서 의원이 통합에 앞서 탄핵 보수 분열 세력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이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황 대표도 참석했다. 서 의원이 발언을 할 때 황 대표는 가만히 듣고 있었다. 이 때문에 새보수당의 통합 3원칙을 수용한다는 뜻을 밝힌 황 대표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나타낸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와 관련, 서 의원 측 관계자는 "서 의원은 탄핵 찬성파의 일방적인 사과를 요구한다기보다 보수 분열에 책임 있는 사람들이 서로 허물을 인정하고 유감의 뜻을 공유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또 "서 의원이 유 의원과 인간적인 유감은 없다"고도 했다. 이 때문에 친박계 좌장 출신인 서 의원이 한국당 내 일부 강경 친박계의 불만을 다독이면서 통합 논의에 나선 황 대표 입지를 살려주기 위해 탄핵 세력의 사과를 언급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황 대표 측의 관계자는 "지금은 과거의 앙금보다 미래를 향해, 문재인 정권 심판이란 대의 아래 모여야 한다는 게 황 대표 생각"이라고 했다.

[김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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