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장 아들 석균씨에 "50살 늙은 아동이 졸지에 국회의원? 평등·공정·정의 가치 훼손"
진중권<사진> 전 동양대 교수가 13일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잇달아 영입하고 있는 총선 인재들에 대해 "일회용 추잉껌"이라며 "유통기한은 정확히 단물이 다 빨릴 때까지"라고 했다. 민주당은 4·15 총선을 앞두고 전날까지 최혜영(40) 강동대 교수, 원종건(26)씨, 김병주(58) 예비역 육군 대장, 소방공무원 오영환(31)씨 등 7명을 총선 인재로 영입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민주당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을 '장관 배째는 취미를 가진 분'이라고 지칭하며 "민주당의 영입 쇼는 이 분이 주도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미 닳고 닳은 수법이라 별로 효과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저렇게 10명 발표한 후에는 선거 앞두고 적당한 시기에 탁현민(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 같은 연출자 데려다가 감동적인 갈라 쇼를 연출할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그러면서 "이게 노무현과 문재인의 차이"라고 했다. 그는 "노무현은 본인의 삶 자체가 드라마"라며 "그 드라마는 억지로 꾸민 게 아니라 그냥 그 자신의 철학, 소신이 행동으로 솔직하게, 자연스레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반면 "문재인 정권은 모든 게 인위적 연출로, 양정철·탁현민이 프로그래밍한 VR, AR 신파극"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문제는 감동적 수사로 연출한 이 가상의 드라마가 실재하는 현실의 문제를 가려버린다는 데 있다"면서 "그 현실이란 대한민국의 민주화세력이 새로운 기득권층으로 자리잡고는 그 특권을 세습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조국 사태도 결국 자신이 누리는 특권을 기필코 자식에게 물려주고야 말겠다는 부모의 광적인 욕망의 결과였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석균씨)의 국회의원 출정식에 지지자가 3000명이 왔다고 한다"며 "거기에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한 민주당 거물들도 주책없이 축사를 보냈다. 아버지가 쓰던 조직도 그대로 물려받았을 테니, 제 아무리 능력있고 성실한 정치 신인이라도 경선에서 이길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의 자리를 빼앗아 50살이 먹도록 독립도 못한 늙은 아동이 졸지에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라며 "그 손해는 우리가 보게된다"고 했다. 이어 소방관 출신 오영환씨를 거론하면서 "소방관을 국회로 보내도 그가 평균적 소방관과 다소 거리가 있는 한, 그의 노력이나 바람과 상관없이 현실의 소방관들의 처우는 별로 달라지지 않으리라는 것, 솔직히 모두 예상하지 않냐"라고 했다.
그는 "이 기회가 과연 평등한가. 이 과정이 과연 공정한가. 아니면 그 결과가 정의로울까"라며 "인재영입 쇼는 이렇게 문제의 가상적 해결을 제시함으로써 대중들에게 마치 현실의 문제가 실제로 해결된 듯한 착각을 준다"고 했다. 이어 "저 깜짝쇼로 인해 정치인이 되기 위해 당에서 궂은 일을 다하며 밑바닥에서부터 착실히 성장해온 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마땅히 자기들에게 돌아왔어야 할 기회를 빼앗기게 된다"고 했다. 그는 "이것이 바로 ‘현실’이다. 영입쇼는 한갓 가상에 불과하고, 여기서 훼손된 것은 바로 평등과 공정과 정의라는 가치"라고 했다.
[김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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