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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배구, 카타르 꺾고 도쿄행 희망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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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9일 카타르와 경기에서 득점을 올린 뒤 포효하는 신영석. [사진 국제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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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배구가 풀세트 접전 끝에 카타르를 꺾고 20년 만의 올림픽행 꿈을 이어갔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남자 배구 대표팀은 9일 중국 장먼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예선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카타르를 세트 스코어 3-2(25-18, 28-26, 22-25, 20-25, 15-13)로 이겼다. 2승 1패(승점 6점)를 기록한 한국은 카타르(2승 1패, 승점 7)에 이어 조 2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호주에 2-3으로 패해 위기에 몰렸던 대표팀은 인도에 이어 카타르까지 이기면서 기사회생했다. 4강 상대는 중국-이란전에서 승리한 팀(A조 1위)이다. 이번 대회에선 1위만 도쿄 올림픽에 진출한다.

앞선 두 경기에서 잠잠했던 박철우(35·삼성화재)의 활약이 돋보였다. 박철우는 1세트 초반 강력한 서브로 카타르를 흔들었고, 7-1로 앞선 한국은 리드를 끝까지 지켜 승리했다. 2세트에선 카타르에 글려갔지만 세트 막판 김재휘가 결정적인 다이렉트 킬과 블로킹을 잡아내 동점을 만들었고, 박철우가 공격을 이끌면서 또다시 승리했다. 그러나 한국은 3, 4세트를 연달아 내줬다. 카타르의 높은 블로킹을 뚫지 못한데다 리시브까지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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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헌 남자 배구 대표팀 감독. [사진 국제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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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5세트에서 한국은 7-9로 끌려갔으나 상대범실과 블로킹이 나오면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10-11에서 신영석의 공격과 상대 라인 침범으로 역전까지 성공했다. 13-12에선 전광인이 상대 공격을 가로막았고, 14-13에서 상대 서브 범실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미들블로커 신영석과 최민호(이상 현대캐피탈)도 나란히 11점씩을 올리며 제 역할을 했다.

한국 남자 배구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4회 연속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김연경, 이재영, 이다영, 양효진 등 스타들을 앞세워 인기몰이를 하는 여자배구에도 추월당했다. 심지어 국내 방송사도 여자부 예선은 전경기가 생방송되고 있지만, 남자 배구는 중계조차 되지 않는다. 그래도 대표팀 선수들은 진천 선수촌에서 합숙훈련을 하면서 휴가까지 반납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20년 만의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기 위해서 대표팀은 두 번의 승리를 더 거둬야 한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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