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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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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줌도 안되는 당들과 통합? 안해도 이긴다"… 버티는 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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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100]

"유권자들이 與심판" 막연한 기대… 불출마 선언한 현역 한명도 없어

총선을 100일 앞두고 자유한국당 안팎에서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인적 쇄신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당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선 아직 불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이 단 한 명도 없다. 일부 TK 현역들은 "한 줌도 안 되는 보수 정당들과 통합하지 않아도 총선에서 해볼 만하다"고 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현재까지 한국당의 19명 TK 현역 의원 가운데 불출마 선언은 전무하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사석(私席)에서 "선거법·공수처법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여권을 유권자들이 심판해 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당무감사에서 TK 지역은 현역 의원 교체 요구가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TK 지역의 일부 초·재선 의원들이 "선배들이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하고, 중진 의원들은 "진박(眞朴) 공천 수혜를 입은 초·재선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서로 "네가 그만두라"고 떠미는 모습이다.

TK 의원들은 보수 통합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TK 지역의 한 의원은 "한 줌도 되지 않는 자잘한 정당들에 휘둘려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며 "영남권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다면 (수도권을 일부 잃어도) 총선에서 자력(自力)으로 해볼 만하다"고 했다. 다른 의원은 "배꼽이 배를 흔들면 안 된다"며 새로운보수당에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한국당에서 불출마를 공식화한 9명 가운데 부산·경남(PK) 의원들이 6명으로 가장 많다. 수도권에서는 한선교·김영우 의원, 비례대표로는 유민봉 의원이 유일하게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 안팎에서는 "TK 의원들이 해도 너무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수도권 당협위원장은 "당 지도부가 TK 의원들의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에 휘둘려 위기에 빠졌다"며 "그럼에도 TK 지역, 강남 3구처럼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곳에서 책임을 지겠다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고 했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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