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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고용위기와 한국경제

취업자 28만명 증가…그 뒤엔 짙은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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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취업자 49개월째 내리막

제조업 일자리도 20개월째 하락

재정투입 노인·단기일자리 증가

‘역대급’ 고용률도 착시효과일뿐

올 한해 취업자 증가폭이 28만명을 기록했지만 산업 근간인 제조업과 경제의 허리인 40대 일자리는 계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취업자수는 20개월째 하락했고, 40대 취업자는 49개월째 내리막을 달렸다. 일자리 증가를 주도한 것은 노인일자리와 단기일자리다. 고용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질은 오히려 더 나빠진 셈이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11월 취업자 수는 2751만5000명으로 지난해 11월 보다 33만1000명 증가했다. 지난 8월 45만2000명 증가 이후 9월 34만8000명, 10월 41만9000명에 이어 올해들어 네 번째 30만명 이상 증가폭이다. 올 1~11월 월평균 취업자수도 28만1000명으로 연간 증가폭이 당초 전망치 20만명을 상회할 것이 확실시된다.

특히 11월 전체 고용률은 61.7%로 1년전에 비해 0.3%포인트 올라 1982년 고용통계 집계이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취업자가 늘고 고용률이 올라가면서 11월 실업률은 3.1%로 2015년 11월 3.0% 이후 4년 만에, 청년실업률은 7.0%로 2012년 11월 6.7% 이후 7년 만에 최저다.

그럼에도 이면을 들여다보면 일자리가 제조업보다는 보건업 및 복지서비스업 위주로 늘어나고, 30·40대 취업자 감소가 계속되면서 안정적인 장기 일자리보다 단기 일자리가 크게 늘어났다는 점은 우려스런 대목이다.

실제로 11월 제조업 취업자는 446만4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2만6000명 감소했다. 2018년 4월 6만8000명 감소 이후 20개월 연속 감소세다. 반면, 고령층이 유입된 보건업 및 복지서비스업에서 13만5000명,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은 8만2000명이 늘어나 취업자 수 증가를 견인했다.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은 50대 이상이 오락장, 게임장, 복권판매업 등 자영업에 20대를 임시·상용직으로 고용하면서 취업자 수가 증가했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관광객 유입으로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 수도 8만2000명 늘어나며 10개월 연속 증가했다.

연령대로 보면 30, 40대 고용이 꽁꽁 얼어붙었다. 11월 30대 취업자는 553만3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2만6000명 감소했으며, 40대 취업자도 17만9000명이나 줄었다. 30대 취업자 감소는 2017년 10월 이후 26개월 연속이고, 40대 취업자 감소는 2015년 11월 이후 무려 49개월째다. 30·40대 취업자 동반감소는 2017년 10월부터 역대 최장기간인 25개월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40대 취업자 감소는 작년 6월부터 18개월째 10만명대 이상을 기록해 상황이 심각하다. 고용률을 기준으로 봐도 전 연령대에서 상승했지만, 40대 고용률은 78.4%로 1년 전보다 1.1%포인트 떨어져 하락 폭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9년 12월 이후 10년 만에 가장 컸다. 이와 달리, 60대 이상 취업자수는 40만8000명 늘었고 이 중 65세 이상이 24만2000명에 달했다.

단기 일자리도 크게 늘었다. 11월 1~17시간 일자리 취업자는 189만8000명으로 전년동기보다 38만6000명 증가했다. 2011년도 9월 134만6000명 증가 이후 8년3개월 만에 최대치다. 정부가 공공행정과 보건복지분야 노인일자리를 늘린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지표상 고용사저이 호조되는 흐름인 것 같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취약점이 많아 기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게다가 앞으로 인구 둔화 가속화, 대외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중장기 구조개혁·미래성장 동력 발굴에 선제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대우 기자/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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