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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균재 기자] 최강희 상하이 선화 감독이 '애제자' 김신욱과 친정팀 전북 현대에 진심을 담은 마음을 전했다.
최강희 감독의 2019년은 다사다난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전북 현대를 떠나 톈진 취안젠으로 향했지만 모기업 문제로 도산해 감독직을 잃었다. 극적으로 부임한 다롄 이팡과 인연도 오래가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상하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잔류와 FA컵 우승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상하이는 지난 6일 열린 2019시즌 중국 FA컵(CFA컵) 결승 2차전 산둥 루넝과 경기서 김신욱의 선제골에 힘입어 3-0으로 승리했다. 1차전서 0-1로 석패한 상하이는 합계 스코어 3-1을 만들어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최강희 감독은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을 거머쥐며 성공적인 첫 시즌을 마감했다.
▲ 우승 열쇠가 된 김신욱
최강희 감독이 중국 진출 첫 시즌에 우승컵을 안을 수 있었던 건 ‘애제자' 김신욱의 활약 덕분이다. 김신욱은 올해 여름 상하이로 합류해 리그 12경기서 9골, FA컵 1골 등 총 10골을 터트렸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 19일 오후 서울 모처의 한 카페서 미디어와 정담회 자리를 갖고 FA컵 우승의 원동력으로 김신욱의 영입을 첫 손에 꼽았다. 최강희 감독은 "김신욱이 합류하며 팀 분위기가 달라졌다. 다롄에 있을 때부터 데려오고 싶었다. 외국인 선수들과 생활해보고 중국 선수들의 수준을 봤을 때 중국에 오면 한국에서 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상하이서 그 이상을 해줬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김신욱 영입 비하인드 스토리도 밝혔다. “상하이는 테베스, 드록바, 마르티네스 등 빅네임 선수들을 안 데려오면 팬들이 엄청 불만을 가져서 부담스럽다. 김신욱의 이적료와 연봉을 정하고 허락을 해주면 상하이에 가겠다고 얘기했는데 단장이 단 한 번도 이견을 안 달고 바로 허락을 해줬다”면서 “가레스 베일도 영입하려고 했다. 팬들이 '김신욱 뭐야' 그런 분위기였지만 첫 경기부터 골을 넣고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면서 고정관념을 깨줬다”고 했다.
김신욱은 K리그에 있을 때부터 자기관리가 철저한 선수로 잘 알려져 있다. 최 감독은 “신욱이가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개인 훈련을 하는 걸 보고 선수들도 많이 놀랐다. 구단 고위층도 잘할 수밖에 없구나 인정했다. 김신욱으로 인해 팀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김신욱이 안팎으로 활약해줘서 팬들의 고정관념이 많이 바뀌었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 밖에서 지켜본 친정 전북
최강희 감독은 무명 팀이던 전북을 명가 반열에 올려놓은 명장이다. 최강희 감독도 올 시즌 전북의 드라마틱한 우승에 미소를 지었다. "우승은 하늘의 뜻이다. 올해 극적으로 우승한 전북을 마음 속으로 응원했다. 가장 기쁜 건 전북이 K리그의 많은 기록을 쌓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승을 한 번만 더하면 최다 우승 기록을 세울 수 있다. 빨리 최고 기록을 세우면 나도 홀가분할 것 같다.”
최강희 감독은 전북의 기적 같은 우승 원동력으로 베테랑들의 우승 DNA를 꼽았다. 최 감독은 "이동국이라는 선수가 아직 건재하고 우승을 경험한 선수들이 많이 있다. 경험 많은 선수들이 끝까지 쫓아가면서도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의 DNA가 마지막에 극적인 우승을 가져다줬다”고 했다.
최강희 감독은 과거를 떠올렸다. "내가 전북에 처음에 갔을 땐 팀이 망가져 있었다. 그 때는 리그 우승이 꿈 같았다. 내가 전북을 떠날 때 후임은 참담한 심정을 갖지 않기를 바랐다. 좋은 팀을 만들고 떠나려고 했는데 그렇게 만들고 떠나서 홀가분했다."
▲ 박항서 매직을 꿈꾸며
대표팀 시절부터 연을 맺었던 박항서 감독은 최강희 감독의 좋은 롤모델이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2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최근 끝난 동남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서 60년 만에 금메달을 안겼다. 박항서 감독은 A대표팀에 이어 연령별 대표팀서도 성공신화를 이어가며 매직을 완성했다. 최강희 감독은 박항서 베트남 대표팀 감독의 성공을 어떻게 지켜봤을까.
최강희 감독은 "외국에서 선수나 지도자 생활을 한다는 게 어렵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난 지금 성공을 한 것도 아니고 시작 단계다.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 박항서 감독님은 국위 선양이나 지명도적인 측면에서 엄청난 일을 하고 있다. 박 감독님과 한국서 같이 지도자도 해보고 생활도 많이 해봤다. 박 감독님은 선수들과 스킨십이 많다. 그런 친근감이 통하는 것 같다. 한국에 오시지 말고 하노이서 계속 사시라고 했다. 개인적으로도 기분이 좋다”며 진심으로 기뻐했다.
▲ 김민재 ‘유럽으로 가라'
최강희 감독은 전북 사령탑 시절 국가대표 수비수로 성장시킨 김민재에게 진심 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최 감독은 "많은 분들이 민재가 중국을 가면 기량이 퇴보하고 정체될 것이라고 했다. 일본전을 유심히 봤지만 여전히 잘해주고 있다. 리그서도 독보적으로 활약해서 중국 내 평가도 좋다. 계속 적으로 만나야 하니 빨리 유럽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이번 동아시안컵 맹활약으로 대회 최고 수비수에 선정되며 탈아시아 클래스를 보여줬다. 최 감독은 “민재의 베이징 이적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분들이 많다. 과거 민재를 데리고 유럽에서 일주일 동안 테스트를 하려고 한 적도 있다. 유럽의 웬만한 팀에 가서 활약을 해줄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빨리 갔으면 좋겠다”며 제자의 성공을 기원했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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