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한국-북한 경기 모습 |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10월 15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한국과 북한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은 세계 축구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상한 경기'로 화제를 낳았다.
홈 팀인 북한이 한국 선수·스태프 등 선수단의 입국만 허용하고 취재진과 응원단은 불허하면서 준비 단계부터 삐걱거렸다.
중계방송에 대해서도 북한은 거듭된 요구에 무응답으로 일관했고, 결국 방송 생중계도 무산됐다.
한반도 정세의 경색 국면 속에 경기가 열리면서 어느 정도는 예견된 상황이었으나 북한의 상식 밖 행동은 이어졌다.
경기 전날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방북한 선수단은 평양에 체류하는 동안 경기나 훈련 등 공식 일정이 있던 시간 외에는 숙소인 고려호텔에만 머물렀고, 음식도 호텔 내 식단으로만 해결하는 등 '고립된' 생활을 했다.
여기에 북한은 5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평양 김일성경기장에 특별한 이유 설명 없이 관중을 들이지 않아 초유의 '무중계·무관중' 경기를 만들었다.
10월 15일 한국-북한 경기 모습 |
국내 취재진은 물론 외신 기자도 없는 데다 애초 대한축구협회 직원이 이메일로 기본적인 현장 정보를 국내로 전할 예정이었으나 인터넷 연결 상황이 열악해 이마저도 이뤄지지 못했다.
결국 현장에서 휴대전화를 보유한 아시아축구연맹(AFC) 경기감독관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본부에 알리는 정보를 대한축구협회가 전달받아 취재진 등에 전하는 21세기에 보기 드문 소통으로 기본적인 정보만 국내에 알려졌다.
경기는 0-0으로 끝났다.
외신은 이 경기를 두고 '가장 비밀스러운 월드컵 예선 경기', '기괴한 경기', '미디어 암흑' 등으로 묘사했다.
경기 영상은 북한이 제공한 DVD에 담겨 선수단 귀국 때 국내에 들어왔지만, 화질이 떨어져 방송에 적합하지 않아 녹화중계마저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AFC는 11월 평양에서 열려던 클럽 대항전인 AFC컵 결승전 장소를 중국 상하이로 바꿔 사실상 북한에 징계성 조처를 내렸다.
북한은 12월 부산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여자부 경기에 일방적으로 불참을 통보하는 등 국제무대에서 고립을 자처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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