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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서현진X라미란, 참 잘 만났다 ['블랙독' 첫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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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서현진 라미란 / 사진=tvN 블랙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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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블랙독' 서현진과 라미란이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의 이유를 증명했다.

16일 tvN 새 월화드라마 '블랙독'(극본 박주연·연출 황준혁)이 첫 방송됐다. '블랙독'은 기간제 교사가 된 사회 초년생 고하늘(서현진)이 우리 사회의 축소판인 '학교'에서 꿈을 지키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날 방송에서는 고등학교 수학여행 버스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을 지키려 했던 기간제 교사 김영하(태인호)는 사망했고, 그가 마지막으로 구한 학생은 고하늘이었다.

고하늘은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학생을 먼저 생각했던 선생님 김영하의 마음이 궁금했다. 그렇게 그는 선생님을 꿈꾸게 됐지만, 현실의 벽은 참 높았다.

고하늘은 기간제 교사를 하며 임용고시를 준비하기로 했고, 자신이 지원한 대치고등학교에서 서류 합격 전화를 받게 됐다. 고하늘은 세 명의 면접자 중 가장 좋은 시강을 하며 대치고등학교 면접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진학부장 박성순(라미란)은 학교에서 낙하산을 채용하려 한다고 오해했고, 이를 고하늘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박성순은 "낙하산이라도 잘 하면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고하늘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줬고, 고하늘은 대치고등학교 기간제 교사로 합격하게 됐다.

그때 학교에는 낙하산으로 들어온 선생님이 있다는 소문이 돌았고, 고하늘은 자신의 삼촌인 문수호(정해균)이 이 학교의 교무부장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고하늘은 자신도 모르게 빼도 박도 못하는 낙하산이 돼버린 것. 특히 박성순은 '교내 정치의 대가' 문수호를 싫어하는 선생님 중 한 명이었다.

고하늘은 기간제 교사 내에서도 외톨이가 됐고, 차가운 눈빛과 뒷담화, 비난에 시달렸다. 고하늘 또한 절망감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에게도 한줄기 빛은 있었다. 박성순이 고하늘과 문수호의 대화를 통해 그가 낙하산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 박성순은 방학 전 꾸준히 학교에 출근하며 수업을 준비하는 고하늘을 보고 오해를 털어냈고, 단 하나뿐인 고하늘의 편이 될 것을 예고해 향후 전개에 궁금증을 더했다.

"다큐를 보는 듯한 리얼리티가 있다"던 황준혁 감독의 말은 사실이었다. 잔잔한 흐름의 연출과 무거운 공기 속 '블랙독'은 제목이 내포한 메시지로 천천히 시청자들을 끌어들였다. 블랙독 증후군은 단지 색이 검다는 이유만으로 검은 유기견 입양을 꺼리는 현상을 말한다.

자극적인 전개 없이도 강력한 흡인력을 선사했다. 초반 주인공 행동의 이유와 명분을 착실히 쌓고 중반부부터는 심장이 두근 거릴 정도로 몰입도가 높아졌다. '억울한 고하늘의 상황이 나라면'이라는 감정 이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를 가능하게 했던 건 바로 서현진의 연기였다. "그간 드라마에서 썼던 텐션이 80%정도 됐다면 이번 드라마에서는 30%정도밖에 안된다"는 서현진의 말이 단번에 이해되는 첫 방송이었다. 힘이 빠진 그의 연기는 오히려 '기간제 교사'라는 꼬리표를 달고 전쟁터같은 학교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그의 생각이나 행동에 점점 집중하고, 공감하도록 만들었다. 서현진은 연기로 시청자를 납득시켰고, 곧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다.

여기의 라미란의 가세는 더욱 큰 시너지를 만들었다. 라미란이 연기하는 박성순은 학교를 대표하는 소문난 워커홀릭, 여중호걸이다. 그는 고하늘의 하나뿐인 멘토를 자처할 것으로 예고돼 앞으로 두 사람이 펼칠 특별한 '워맨스'에 귀추가 주목된다.

어찌 보면 전형적인 '성장물'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작부터 넘어지며 좌절했던 '햇병아리' 고하늘은 결국 박성순에게 자극받고, 도움받으며 진정한 선생님으로 성장해나갈 드라마라는 건 예상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서현진과 라미란의 연기와 호흡만으로도, 이 뻔할 수 있는 '블랙독'을 기대할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믿고 보는 배우들의 만남은 시청자들에게 언제나 짜릿하다. 서현진과 라미란, 참 잘 만났다.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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