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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올라프·엘사가 고척돔에? 볼거리 가득한 희망더하기 자선야구 [현장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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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안준철 기자

북극한기가 불어 닥쳐 추운 12월, 야구선수들이 색다른 모습으로 야구팬들에게 ‘빵’ 터지는 웃음을 안겼다.

양준혁야구재단은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제8회 2019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를 개최했다. 추운 겨울 사회취약계층 이웃들에게 희망을 더하고 따뜻함을 나누고자 8년째 진행 중이다.

프로야구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양준혁재단이사장인 양준혁 감독의 양신팀, 이종범 전 LG트윈스 2군 총괄 코치가 감독을 맡은 종범신팀으로 나뉘어 대거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8회 대회로 어느 정도 전통을 쌓은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의 큰 특징은 포지션 파괴다. 대부분의 투수들이 야수로, 야수들이 투수로 던지는 이색 장면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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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엘사로 변신한 김용의, 올라프로 변신한 유희관이 장난을 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천정환 기자


이날 양신팀 선발도 정수빈(두산)이 나섰다. 유희관(두산)은 종범신팀 우익수로 나섰고, 타석에는 3번타자로 출전해 1회초 적시타를 때렸다. 양신팀은 2회부터는 국가대표 유격수인 김하성(키움)이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이종범 전 코치의 아들인 이정후(키움)은 양신팀 안방마님으로 경기에 출전했다. 올 시즌 LG트윈스를 마지막으로 은퇴한 심수창은 양신팀 핫코너를 지켰다.

정규시즌 투수로 나서던 선수들이 외야수로 출전하며 웃지 못할 실책들도 속출했다. 프로 선수들의 경기라기에는 2% 모자란 장면이 많았다. 높은 외야 타구에 외야수들이 공을 놓치기 일쑤였다. 내야수로 나선 투수들도 구멍이었다. 1회부터 양팀은 실책이 잇따르며 득점이 많아졌다. 좌투수인 차우찬은 양신팀 2루수로 출전해, 오른손으로 수비를 하며 불안한 장면을 만들었다.

우타자는 좌타자로, 좌타자는 우타자로 나서기도 했다. 종범신팀 이창진은 좌타석에 들어섰고, 양신팀 정은원은 우타석에 들어섰다. 역시 좌타자인 박민우는 우타석에 들어섰다.

3회초 양신팀 3번째 투수로 나선 KIA타이거즈 내야수 박찬호는 자신과 동명이인인 코리안특급 박찬호의 투구폼을 그대로 따라 해 환호를 받았다. 물론 3실점으로 결과는 좋지 못했다. 다만 4회말 양신팀 이영하(두산)는 종범신팀 투수 김선빈(KIA)에 홈런을 터트리며 존재감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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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길리슈트를 입은 원태인이 타격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천정환 기자


일부 선수들이 이날 자선야구대회에서 색다른 분장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평소에도 예능감이 충만한 유희관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올라프로 분장했다. 양신팀 유격수로 나선 원태인(삼성)은 길리슈트를 입고 등장했다. 하지만 답답한 복장에 쉬운 타구를 연달아 뒤로 빠뜨렸고, 결국 2회초 수비에서는 머리 부분은 벗고 나왔고, 3회에는 길리슈트를 벗었다.

지난해 7회대회에서 할리 퀸으로 분해 고척돔을 뜨겁게 만들었던 김용의(LG)는 2회말 겨울왕국 엘사로 등장해 빵 터지게 만들었다. 올라프 유희관과 감격적인 포옹을 하고, 눈발 스프레이까지 등장했다.

역시 지난해 가오나시로 분장했던 김민수(삼성)은 3회말 올라프로 분장해 양신팀 대타로 나섰다. 머리를 드러낸 유희관과 달리, 올라프 머리까지 쓰고 눈을 뿌리며 등장, 관중들의 배를 잡게 만들었다. 수비에서는 2루수로 나서 재치있는 장면을 보이기도 했다.

4회초 종범신팀 이창진은 강백호 유니폼을 입고 타석에 들어서 강백호의 타격 루틴과 스윙을 복사한 듯이 똑같이 재현해냈다. 삼진을 당하고 씩씩거리면서 1루 더그아웃에 들어오는 모습까지. 이를 지켜보는 후배 강백호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날 승부는 18–16으로 양신팀의 승리였다. 물론 승리가 중요하지는 않았다. 희망더하기라는 타이틀처럼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과 재미를 야구팬에게 선사한 것만으로도 그 의미는 충분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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