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병력수 유지 언급 않고…트럼프 “국방수권법안 즉각 서명”

방위비 분담 압박카드 우려 해소 / 다음주 상원 통과 뒤 서명할 듯 / NSC “호르무즈 안보 기여 검토”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주한미군 규모를 현행으로 유지하는 내용 등이 담긴 내년도 국방수권법안(NDAA)에 “즉각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상·하원 군사위원회 합의를 거친 NDAA는 이날 하원을 통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와우! 우리의 모든 우선순위가 최종적 NDAA에 들어갔다”며 “우리 병력의 급여 인상, 군의 재건, 유급 육아휴가, 국경 경비, 그리고 우주군!”이라고 밝혔다. 그는 “더는 미루지 마라! 나는 이 역사적 국방법안에 즉각 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하원은 이날 7380억달러(약 880조원) 규모의 ‘2020회계연도 NDAA’를 찬성 377표 대 반대 48표로 가결했다. 상원은 NDAA를 다음 주 처리할 전망이다. 상원 통과 후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 법안은 효력을 갖는다.

트럼프 트위터.

상·하원 군사위는 앞서 지난 9일 주한미군 규모를 현행 2만8500명에서 줄이기 어렵게 하는 내용이 담긴 내년도 NDAA에 합의했다. 규모를 줄이려면 이 조치가 국가안보에 부합한다는 것을 국방장관이 입증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면서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협상 지렛대로 동원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다소 해소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법안에는 다만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맹국들과 적절한 논의가 이뤄졌다면 감축이 가능하다는 단서가 붙었다.

이번 NDAA에서 국방비 지출은 전년에 비해 200억달러 증액됐다. 우주군 창설, 병사 급여 3.1% 인상, 연방정부 직원에 대한 12주 유급휴가 의무화 등 트럼프 대통령이 최우선시하는 과제들이 담겼다. 이전처럼 북한에 대한 강력한 대응 방안도 명시됐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평화와 안정에 필수적인 한국과 일본과의 동맹 관계에 미국이 계속 헌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로버트 메넨데즈(뉴저지) 의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상원 외교위는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미국 내 한국계 미국인의 기여를 나타내는 나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12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4차 회의 결과를 보고받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NSC 상임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우리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고 해양 안보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김달중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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