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특급 다우디 온 뒤 2승1패
에르난데스 부상 빈 자리 메워
’한국 음식을 잘 먹지만, 아직 매운 음식은 적응하지 못했다“는 다우디. 그는 ’불닭을 먹고 아주 혼났다“며 웃었다. 프리랜서 김성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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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랜 몸놀림과 고무공 탄력. 코트 위를 표범처럼 누비는 ‘우간다 특급’이 떴다.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반등을 이끄는 다우디 오켈로(24·2m1㎝)다.
지난 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팀 현대캐피탈은 3일 현재 5위(6승7패)다.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쿠바)가 부상으로 2경기 만에 한국을 떠났다. 주포 문성민도 왼쪽 발목 부상으로 3주간 결장했다. 4승6패였던 현대캐피탈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24일 OK저축은행전, 28일 대한항공전에서 연거푸 세트 스코어 3-0으로 이겼다. 1일 대한항공전에서는 0-2로 뒤지던 경기를 5세트까지 끌고 갔다. 아쉽게 졌지만, 승점 1점을 챙겼다(5세트 승 2점, 패 1점). 개막전부터 10경기 동안 승점 11점이었던 현대캐피탈은 최근 세 경기에서 7점을 따냈다. 상위권 도약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다우디는 최근 세 경기에서 64점을 올렸다. 용수철 같은 점프력으로 360㎝ 타점에서 상대 코트에 스파이크를 꽂아넣는다. 긴 팔을 활용한 블로킹 능력도 탁월하다. 국내 최고 블로커 신영석(33)과 다우디가 함께 전위에 서면 상대는 때릴 데가 없다. 인기 영화 시리즈 마블의 첫 흑인 수퍼 히어로 ‘블랙 팬서’와 닮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다우디는 “그런가? 기분좋다. 나도 블랙 팬서를 좋아한다”며 웃었다.
다우디는 아프리카 동부의 우간다 출신이다. 우간다에서 배구는 비인기 종목이다. 우간다의 국제배구연맹(FIVB) 랭킹은 공동 108위로 한국(24위)보다 한참 아래다. 우간다의 인기 스포츠는 축구와 농구다. 다우디도 13세에 육상(단거리)과 농구를 먼저 시작했다. 다우디는 “6년간 농구를 했다. 그런데 거친 몸싸움이 싫었다. 대학 때 배구를 시작했다. 배구는 상대 선수가 네트 반대쪽에 있고, 내 점프력도 살릴 수 있을 것 같아서”라고 종목을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대학 졸업 후 불가리아와 터키리그 등에서 뛰었던 다우디는 한국 행을 흔쾌히 결정했다. 연봉(30만 달러)을 포함해 V리그의 외국인 선수 처우가 훌륭하다는 얘기를 익히 들었다. 자신을 배려하는 구단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다우디는 “통역까지 보내서 나를 영입한 점에 감사한다”며 “한국 팬의 열기에도 감동했다”고 말했다.
다우디가 배구를 시작한 지도 이제 고작 5년이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다우디 자신도 이런 점을 인정한다. 힘든 야간훈련도 묵묵히 견디며 팀에 녹아들고 있다. 다우디는 “한국에서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 지금으로선 현대캐피탈에서 뛰는 게 행복하다”며 웃었다.
천안=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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