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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LG 계획보다 1년 먼저 데이터 시스템 가동 "우리 만의 야구 정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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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LG 차명석 단장이 10일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KBO 2019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키움과의 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하는 선수들을 지켜보며 코칭 스태프와 이야기를 나누고있다. 2019.10.10.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LG 야구가 어떻게 가야할지 결정해 우리 만의 야구를 정착시키고 싶다.”

LG가 이듬해부터 데이터 활용의 폭을 넓힌다. 올해부터 트랙맨 시스템을 비롯한 첨단 데이터를 사용한 LG는 2군부터 이를 적용했다. 선수 육성과 평가, 그리고 훈련 과정에서도 데이터를 접목시켰다. 데이터 분석 전문가를 영입해 전력분석팀 규모를 키웠고 2군 코치들의 데이터 교육도 꾸준히 시행했다. LG 차명석 단장은 지난해 부임과 동시에 “앞으로 2년 동안은 2군에서 데이터 활용에 대한 우리 만의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다. 시스템이 완전히 자리잡으면 이를 1군에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계획을 1년 앞당겼다. 차 단장은 지난 1일 “2020시즌부터 1군도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어느정도 시행착오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래도 해보기로 했다”며 “매뉴얼부터 바꿨다. 이전에는 전력분석팀이 선수와 미팅해 조언을 했다. 그러나 2020년부터는 전력분석팀이 코칭스태프와 미팅하고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에게 이를 전달한다. 이제는 1군 코치들도 데이터를 모르면 선수를 지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물론 데이터가 모든 것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개인적으로 현재 우리 상황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수비 관련 데이터다. 메이저리그와 달리 수비에선 객관적인 데이터를 뽑기가 힘들다. 그래도 데이터를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이미 LG에는 2군 뿐이 아닌 1군도 트랙맨을 통해 데이터에 눈을 뜬 이들이 많다. 노석기 전력분석팀장은 트랙맨 데이터에서 산출되는 각종 수치를 체크하며 적용할 수 있는 부분과 적용하기 힘든 부분을 분간하는 작업에 몰두했다. 투수 유형과 구종에 따른 회전수 차이를 정의하고 실전에서 유의미하게 적용할 수 있는 수치를 정립했다. 이 과정에서 신예 정우영은 자신에게 필요한 구종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파악했다. 정우영과 같은 사이드암투수의 경우 좌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체인지업을 던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우영에게는 체인지업보다 빠르면서 체인지업처럼 떨어지는 투심패스트볼이 있다. 예전 같으면 인위적으로 체인지업을 습득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지만 LG는 트랙맨 데이터를 통해 정우영의 투심패스트볼이 체인지업을 대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2020시즌 선발투수 전환을 목표로 삼은 정우영은 커브를 연마할 계획이다.

타자들도 공인구 변화에 따른 타구속도와 비거리 차이를 객관적인 수치로 받아들였다. 박용택은 “지금 공에서는 웬만한 거포가 아니면 장타 욕심을 냈다가 슬럼프에 빠질 수 있다. 우리 팀의 이천웅과 같은 스윙을 하는 게 해답”이라며 정확성에 초점을 맞춘 타격을 펼쳤다. 차 단장은 “1년 동안 데이터를 살펴보니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우리 타자들이 어떤 방향을 추구해야 하는지 어느 정도 나왔다”며 “앞으로 LG의 공격지표는 출루율에 입각해 움직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득점권과 같은 중요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강조할 것이다. 잠실구장에서 OPS(출루율+장타율) 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지도 꾸준히 연구해서 정립하겠다. 투수들은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점)와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를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차 단장은 “이제는 LG 야구가 어떻게 가야할지 결정해야 한다. 데이터를 활용해 우리 만의 야구를 정착시키고 싶다. 1군 데이터 활용시기를 앞당긴 것도 어차피 데이터를 활용할 계획이면 빠른 게 낫다고 봤다”고 변화를 통한 진화를 응시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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