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럴리그에서 시작해 로드FC 챔피언까지 오른 이정영.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
[스포츠서울 글·사진 이주상기자] 하위리그부터 상위리그까지. ROAD FC가 선순환 구조를 완벽하게 이루며 한국 MMA의 표본으로 자리잡고 있다. 과거 MMA는 엘리트 체육을 했던 타 종목 선수가 전향, MMA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대부분의 선수 데뷔 코스였다. MMA 시장 자체가 크지 않고,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최근에는 어린 나이에 시작, 고등학생 때 프로 MMA 선수로 데뷔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다. 아마추어리그인 ROAD FC 센트럴리그에서 성장한 유망주들이 계속해서 프로에 데뷔, 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다. 선순환 인재 육성으로 현재 ROAD FC는 베테랑들에게 배운 선수가 챔피언이 되고, 챔피언을 롤 모델로 프로 선수의 꿈을 키운 유망주들이 신예 선수로 등장, ‘신구조화’가 이루어진 상태다.
◇ ROAD FC 센트럴리그에서 성장한 유망주들의 연이은 데뷔
2010년 출범한 ROAD FC는 2012년부터 아마추어리그인 ROAD FC 센트럴리그를 시작, 유망주들을 발굴해왔다. 경험을 쌓은 유망주들이 꾸준히 배출되어야 프로 대회의 미래도 밝기 때문에 아마추어리그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ROAD FC 센트럴리그는 1~2개월 주기로 꾸준히 개최되어왔다. 그 결과 지난달 국내 최초로 아마추어 50회 대회 개최 기록을 세웠다. ROAD FC는 프로 대회와 아마추어대회 모두 50회 이상 개최한 국내 유일의 종합격투기 대회사가 됐다. 현재도 꾸준히 대회를 열고 있기에 ROAD FC가 대회를 개최할 때마다 그 기록이 경신된다.
꾸준한 대회 개최로 유망주들은 경기에 출전할 기회가 많아졌다.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다 보니 경기를 통해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게 됐고, 이는 실력 상승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ROAD FC 센트럴리그에 출전하는 파이터들 중 실력과 스타성, 잠재력을 가진 파이터들은 ROAD FC 프로모터 및 매치메이커의 눈에 들어오게 된다. 이는 프로 무대에 올라갈 수 있도록 프로 계약으로 연결되며 데뷔로 이어지고 있다. 박정은, 심유리, 홍윤하, 이예지, 신지승, 지영민 등 ROAD FC 센트럴리그를 거쳐 프로가 된 선수를 손쉽게 찾을 수 있다.
14일 굽네몰 ROAD FC 057에도 ROAD FC 센트럴리그를 거친 최지운(18·원주 로드짐)과 김산(18·최정규MMA)이 프로 무대에 데뷔한다. 최지운은 초등학교 5학년, 김산은 초등학교 6학년 때 MMA를 시작해 ROAD FC 센트럴리그에서 경험을 쌓아 정식 프로 선수가 되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최근 ROAD FC는 킴앤정TV로 더 적극적으로 선수들을 발굴하고 있다. ROAD FC 김대환 대표, 정문홍 전 대표가 현장에서 직접 경기를 지켜보며 선수들을 검증해 프로 계약을 체결해오고 있다.
아마추어리그에 대한 투자 및 선수 육성, 발굴이 강화되다 보니 출전을 희망하는 파이터들도 많아졌다. 취미로 운동을 시작한 사람도 출전할 수 있는 경기가 있고, 경기를 통해 격투기의 매력을 더욱 느껴 프로 선수를 꿈꿔 결국 노력 끝에 데뷔를 하는 사례도 많다.
이처럼 아마추어리그가 활성화되면서 유망주들이 점점 늘어나 MMA 인재풀 자체가 이전보다 더욱 커지고, 수준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 타 종목 선수들의 전향에 많은 부분을 의지했던 MMA 시장과는 다른 양상이다.
ROAD FC 선수로 활동해왔고, 현재는 심판으로 ROAD FC 아마추어, 프로 무대를 모두 지켜보고 있는 김석모 심판(33)은 “ROAD FC가 아마추어 대회를 자주 열어서 활성화되고, 선수들이 경험을 많이 쌓아서 그런지 요즘 선수들의 성장이 빠르다. 10년 전보다 경기하는 환경도 훨씬 좋아졌다. 내가 아마추어 선수였을 때는 옥상에서 경기를 하기도 해서 기후의 영향도 받은 적이 많다. 링 밖에 시멘트바닥과 벽이 있어서 위험하기도 했다. 예전에 아마추어 경기는 많으면 20경기였는데, 요즘에는 80경기까지 진행되면서 확실히 많은 경기수가 있어서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종합격투기 1세대 파이터로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는 최정규 관장(41)도 “ROAD FC가 이렇게 아마추어리그를 운영하고 프로에 올릴 선수들을 발굴하는 게 매우 고맙다.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계속 이렇게 운영해주고, 더 발전하고,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 전성기를 구가하며 우상이 된 젊은 챔피언들
ROAD FC 센트럴리그에서 성장해온 파이터들은 프로 무대에서도 탄탄하게 실력을 쌓으며 주요 선수가 되고 있다. 프로 무대에서 실력이 무르익으면서 소위 말해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것.
그 중 챔피언이 되어 유망주들의 우상이 된 파이터들도 있다. ROAD FC 밴텀급 3대 챔피언 이윤준(31·로드짐 로데오)과 현 밴텀급 챔피언 김민우(26·모아이짐), 페더급 챔피언 이정영(24·쎈짐)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ROAD FC를 대표하는 파이터들로 아마추어리그에서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프로 무대에 올랐고, 결국 챔피언까지 되는 영광을 누렸다.
급성 뇌경색으로 밴텀급 챔피언 타이틀을 내려놓기 전까지 이윤준은 ROAD FC 밴텀급의 최강자로 군림했다. 이윤준은 14일 굽네몰 ROAD FC 057 그래플링 매치로 복귀한다.
현재는 김민우가 챔피언으로 1차 방어에 성공, ROAD FC 센트럴리그의 위상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페더급 챔피언 이정영도 지난 9월 굽네몰 ROAD FC 055에서 박해진을 1라운드 10초 만에 제압, 타이틀전 최단 시간 승리 기록을 세우며 챔피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ROAD FC 페더급 챔피언 이정영은 “아마추어 시합은 큰 무대에 대한 부담감에 적응도 하고, 프로 무대에 가서 내 실력을 뽐낼 수 있기 위한 준비 단계라 생각한다. 그래서 반드시 아마추어 대회를 많이 경험하고 꼭 프로 선수로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OAD FC 밴텀급 3대 챔피언 이윤준 역시 “ROAD FC 센트럴리그에서 많이 배웠기에 챔피언에 오를 수 있었다. 프로 무대와 달리 센트럴리그에서는 이기고 지는 것을 반복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센트럴리그가 없었다면 챔피언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챔피언은 아니지만 박정은은 ROAD FC 센트럴리그 출신 여성 파이터 중 최초로 타이틀전을 치르기도 했다.
◇ 여전히 현역 생활하며 베테랑의 투혼을 보여주고 있는 레전드
MMA 시장이 발전하며 젊은 파이터들이 ROAD FC의 주역으로 활약하는 가운데, 여전히 현역 생활을 유지하며 베테랑의 투혼을 보여주고 있는 파이터들도 많다. 은퇴가 가까운 나이지만, 젊은 선수들과 경기하며 여전히 경쟁을 즐기고,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파이터다.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코리안 불도저’ 남의철(38·딥앤하이 스포츠/사내남 격투기). 그는 2005년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해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해오고 있다.
남의철은 MMA 1세대 파이터로 우리나라 격투기 초창기 때부터 활약해왔다. ROAD FC 이전에 존재했던 스피릿 MC 웰터급 초대 챔피언으로 ROAD FC에서는 라이트급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코리안 불도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저돌적이며 팬들이 좋아하는 화끈한 경기를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UFC에 이적했던 남의철은 지난 2017년 ROAD FC로 돌아와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1981년생의 노장 파이터고,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듣고 있지만, 가장 최근 경기에서 정두제를 꺾으며 클래스를 증명했다. 이달 14일에는 그랜드 힐튼 서울에서 개최하는 굽네몰 ROAD FC 057에 출전, ‘소방관 파이터’ 신동국(38·원주 로드짐)과 대결한다.
이은수(36·임파워 컴뱃 아카데미)도 굽네몰 ROAD FC 057에서 복귀전을 치른다. 남의철처럼 우리나라 격투기 1세대 파이터로 2012년 미들급 초대 챔피언인 오야마 슌고를 꺾고 챔피언이 된 레전드다.
무릎 부상으로 오랜 기간 재활하고, 치료에 집중해온 이은수는 2016년 ROAD FC 035에서 다시 돌아왔다. 주중국의 양펑을 파운딩 TKO로 꺾었고, 2년 뒤에는 ROAD FC 049 IN PARADISE에서 미즈노 타츠야에게 패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다시 휴식기를 가지며 경기를 준비해오며 이은수는 굽네몰 ROAD FC 057에서 미들급 6대 챔피언 라인재(32·팀 코리아MMA)를 상대한다.
ROAD FC는 2010년 10월 23일 첫 대회를 시작으로 지난달 9일 대회까지 56회의 넘버시리즈, 3회의 KOREA 대회, 45회의 ROAD FC YOUNG GUNS 대회를 개최했다. 3개국 (한국, 일본, 중국), 14개 도시 (서울, 원주, 구미, 부산, 충주, 대전, 대구, 여수, 제주도, 중국 상해, 북경, 석가장, 창사, 일본 도쿄)에서 총 1600경기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케이지에 오른 파이터만 해도 총 535명 (남성 파이터 469명, 여성 파이터 66명).
현재도 ROAD FC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는 파이터들이 많고, ROAD FC 프로 무대에 출전하기 위해 ROAD FC 센트럴리그에서 땀 흘리며 노력하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많다. 해외 선수들도 ROAD FC 경기 출전을 희망하고 있다.
과거보다 발전된 체계적인 유망주 발굴 시스템을 기반으로 ROAD FC는 MMA 시장 전체를 발전시키고 있다. 유망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는 파이터들과 전성기의 챔피언, 그리고 여전히 클래스를 보여주는 베테랑 레전드 파이터들까지 신구조화를 이루며 대한민국 MMA의 미래를 밝게 빛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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