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뉴스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지난 수십년간 지상파 뉴스는 남성 앵커가 주도권을 잡고 여자 앵커가 보조 역할을 해온 구조였다.
그러나 KBS는 20일 “중년의 남성 기자가 주요 뉴스를 전하고, 젊은 여성 아나운서가 연성 뉴스를 맡는 건 방송 뉴스의 익숙한 공식이었다. KBS는 이 공식을 확 바꾼다. 여성 기자가 메인 앵커를 맡고, 남성 아나운서와 함께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뉴스9’ 메인 앵커로 이소정 기자가 전격 발탁됐다. 김종명 KBS 보도본부장은 이소정 기자 선정과 관련해 “수용자 중심의 뉴스, 시대적 감수성에 반응하는 뉴스를 제작하기 위해 ‘뉴스9’ 메인 앵커에 여성을 발탁했다”고 밝혔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시청자들의 변화 요구를 과감히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 설명.
메인 앵커로 여성을 발탁했다는 소식은 온 종일 화제였지만, 종합편성채널 MBN은 이 보다 훨씬 앞서 여성 앵커를 단독으로 내세워왔다. 바로 김주하 앵커가 그 주인공이다.
MBC 간판 앵커 출신인 김주하 앵커는 2015년 12월 1일부터 MBN 메인뉴스인 ‘뉴스8’ 단독 진행을 맡아왔다. MBN에서 간판 메인뉴스에 여성 단독 앵커를 전면에 포진시킨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MBN으로서도 파격적인 시도였다. 특히 주말 뉴스가 아닌 주중 메인 시간대 여성 단독 앵커는 국내 방송사상 최초의 일이기도 했다.
김주하 앵커의 단독 앵커 발탁은 남녀 투톱 체제를 유지해오던 기존 뉴스 체제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방송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바 있다. 실제로 그 효과는 MBN 뉴스의 시청률 상승, 신뢰도 상승으로 이어졌다. 특히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층을 끌어 모으면서 20~30대 여성 시청자층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최근에는 KBS 출신인 조수빈 아나운서가 채널A 메인뉴스인 ‘뉴스A’ 주말 뉴스를 단독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소정 앵커는 KBS ‘뉴스9’ 발탁 후 한 인터뷰에서 “과거 ‘나이 든 여자 누가 앵커 시키냐’고 했던 시절이 있었다”며 “나 역시 KBS의 선택에 놀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포맷과 분위기로는 국민과 소통할 수 없다고 회사에서도 판단한 것 같다“며 ”앞으로도 딱딱하고 가르치는 뉴스보다는 친절하고 편안하게 소통하는 뉴스로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덧붙였다.
방송가에선 그 어느 때보다 “뉴스가 변해야 산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왜곡·과장·선정 보도가 난무하면서 지상파 뉴스의 신뢰도 역시 추락 중이다. 강력한 언론개혁 요구 목소리가 뜨거운 가운데, 여성 앵커의 기용이 임시 방편이 아니라 언론개편의 기폭제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인지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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