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선거법 저지' 단식 이틀째… 靑앞서 길바닥 농성

靑 천막 설치 금지...전날 밤엔 국회 본관 앞 천막서 노숙

黃 "최대한 靑 가까이서 의사 전달...그래도 법은 지켜야"

靑 천막 설치 금지…농성하다 저녁 9시쯤 국회 야외 천막으로
黃 "최대한 靑 가까이서 의사 전달, 그래도 법은 지켜야"
지지자들 "끝까지 버텨달라" 악수하며 책·핫팩 등 건네
黃, 농성장 찾은 靑강기정에 "지소미아 종료되면 최악의 위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1일 전날에 이어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과 국회를 오가면서 '셔틀 농성'을 했다. 황 대표는 선거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을 저지하고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를 막겠다며 지난 20일 오후 3시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입장문을 발표한 뒤 그 자리에 앉아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그러나 청와대 경호상의 문제로 밤에는 국회 본관 앞에 설치된 야외 천막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날도 황 대표는 오전 5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청와대 앞에서 농성을 하다가 국회 천막으로 돌아갔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단식 이틀째인 21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농성하고 있다./연합뉴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3시 30분쯤 국회 본관 앞에 설치한 천막에서 일어나 새벽 기도를 마치고 청와대 쪽으로 향했다. 오전 5시 30분쯤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 도착해 다시 전날 농성하던 바닥에 앉았다. 이곳에는 청와대 경호상의 이유로 천막을 설치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황 대표는 바닥에 매트리스 한 장을 깔고 앉았다. 황 대표는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외투를 걸쳤다. 조그만 테이블을 놓고 무언가를 쓰기도 했다.

황 대표는 기자들에게 "강하게 싸워야 한다"며 "최대한 (청와대) 가까이에서 (의사를)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청와대와 국회를 오가는 이유에 대해 "그래도 법은 지켜야 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전날에도 청와대 반대로 분수대 앞에 천막을 칠수 없게 되자 오후 9시쯤 국회 본관 앞 천막으로 돌아가 밤을 보냈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10시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현장 최고위원 회의를 열었고, 의원들이 돌아가며 황 대표 옆을 지켰다. 황 대표는 최고위 모두 발언에서 "필사즉생의 마음으로 단식 투쟁을 이어가겠다"며 "지소미아를 종료시키려는 날짜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국가 위기가 걱정돼 투쟁을 더는 늦출 수 없었다"고 했다. 황 대표는 전날에 이어 농성장을 찾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이 문제로 퍼펙트스톰(최악의 위기)을 걱정하는 분들이 계시고 하니까 대통령께서 해결책을 내놓으셔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지소미아는 23일 오전 0시에 종료된다. 황 대표는 "(여권에서 추진하는)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을 막아야 한다"고도 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단식 이틀째인 21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농성하고 있다./연합뉴스

황 대표는 오후에도 자리에 앉아 농성을 했다. 당직자들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고, 의원들과 대화도 했다. 최근 단식 투쟁을 했던 이학재 의원도 황 대표를 찾았다. 오후 8시쯤 김무성 의원도 황 대표를 만났다. 황 대표 주변에는 지지자들이 찾아와 "화이팅" 등 구호를 외쳤다. 지지자들은 황 대표 자리에 다가와 악수를 청하거나 책·핫팩 등을 건넸다. 한 지지자는 "힘들어도 버텨달라"고 했다. 황 대표 농성 현장 바닥에는 '우리의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께서 지켜주십시오'라고 적힌 현수막이 놓였다. 황 대표는 "많은 시민께서 관심을 보여주시는데 참 고맙고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단식 이틀째인 21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농성하고 있다./뉴시스

황 대표는 이날 밤에도 청와대 인근에서 계속 농성을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주변에 밝혔으나 무산됐다. 야외 천막이 설치된 국회 본관 앞으로 이동하지 않고, 농성이 가능한 청와대 주변에서 '풍찬노숙'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 관계자는 "지금 날씨에 그건 불가능에 가까웠다"며 "당 사람들은 황 대표가 밤에는 국회 천막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했다.

[김보연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