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 /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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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벤투호의 밀집수비 해법 찾기가 쉽지 않은 모습이다.
파울루 벤투가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벤투호는 지난 14일 레바논, 19일 브라질과 맞대결을 펼쳤다. 하지만 레바논과 0-0으로 비긴데 이어, 브라질에 0-3으로 완패하며 승리 없이 A매치 2연전을 마무리 지었다.
브라질의 패배는 예상 범주에 있던 일이다. 비록 결과는 완패이지만, 스타들이 즐비한 삼바군단을 상대로 좋은 내용의 경기를 펼쳤다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레바논전 무승부는 의미가 다르다. 이길 수 있는 경기였고,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하지만 벤투호는 레바논의 밀집수비를 상대로 90분 내내 해법을 찾지 못하며 무승부에 그쳤다. 만약 골이라도 허용했다면 8년 전 '베이루트 참사'가 재현될 뻔 했다.
결과적으로 올해 1월 아시안컵에서 드러났던 문제점이 11월에도 해결되지 않는 모습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출범한 벤투호는 빌드업 중심의 짜임새 있는 축구를 방향으로 삼았다. 방향은 나쁘지 않았다. 중남미의 난적들을 상대로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당시에도 벤투호의 빌드업 축구를 향한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한국과 상대하는 아시아 국가들은 대부분 수비 중심의 텐백 전술을 구사하는데, 이를 뚫을 만한 확실한 무기가 없다는 것이었다.
우려는 아시안컵에서 현실이 됐다. 벤투호는 카타르와의 8강전에서 상대 수비를 공략하는데 실패하며 탈락의 쓴맛을 봤다. 사실 카타르전 이전 경기들도 속시원했던 경기는 없었다.
올해 초 드러났던 문제는 올해 마지막 A매치 기간이 끝날 때까지 이어지고 있다. 물론 텐백은 해결책이 많지 않은 전술이다.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강팀들도 텐백 전술에 말려들면 해법을 찾지 못하고 졸전을 펼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핑계를 들으려고 우리가 벤투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것은 아니다. 벤투 감독은 "한국에 빌드업 축구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 해나가고 있고, 조금 더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방향으로 대표팀을 이끌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빌드업 축구를 유지하더라도 이제는 상대의 밀집 수비를 뚫을 만한 무기를 보여줘야 할 때이다.
한국은 현재 2승2무(승점 8)로 H조 2위에 위치하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이 3승2패(승점 9)로 1위, 레바논과 북한이 2승2무1패(승점 8)로 3, 4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최종예선 진출부터 걱정해야 하는 판이다.
더 큰 무대에서 빌드업 축구가 빛날 것이라는 생각은 알겠지만, 2차 예선부터 이러면 월드컵 본선을 걱정하는 것은 사치에 불과하다.
월드컵 2차 예선은 내년 3월부터 재개된다. 그사이 벤투 감독에게는 12월 E-1 챔피언십이라는 기회가 있다. 벤투 감독이 월드컵 예선이 다시 시작되기 전까지 밀집수비에 대처할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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