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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FA 김선빈 안치홍이 꿈꾸는 'KIA 원클럽맨' 현실성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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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IA 김선빈.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프리에이전트(FA) 김선빈(30) 안치홍(29) 콤비는 KIA 원클럽맨의 꿈을 이어갈 수 있을까. 구단과 선수 모두 잔류 공감대는 형성돼 있지만 계약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변수가 많아 보인다.

FA 권리를 신청한 김선빈, 안치홍은 기본적으로 친정에 남고 싶은 마음이 크다. 구단도 팀 전력을 고려하면 꼭 필요한 선수들이다. KIA 조계현 단장은 여러 루트를 통해 “두 선수 모두 꼭 필요하다. 반드시 잡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조 단장은 현 단계에서 협상 주체가 아니다. 실무자와 선수 에이전트가 협상하고 합의에 도출할 때까지는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다. 구단 시스템이 그렇다.

올해 스토브리그는 다른 해보다 조용하다. 내년을 대비하는 구단도 있고 2~3년 후까지 내다보고 계산기를 두드리는 구단도 있다. 하지만 KBO리그는 모기업에서 예산을 따내야 FA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내수침체와 불안한 국제정세 등이 맞물려 지갑을 크게 열 기업이 없는 게 현실이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계속 하향세다. 기아자동차는 FA 예산을 어느정도 책정할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지난 2016년 겨울 최형우를 영입할 때만 해도 기업에서 통큰 투자를 하는 모양새였지만, 해외진출을 노리던 양현종이 잔류를 선언하자 추가 예산 편성을 하지 못했다. 양현종이 1년 단위로 계약한 진짜 이유다. 올해는 2016년보다 지갑이 더 얇을 것으로 보인다.

계약규모가 크면 그룹 의중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정해진 가이드라인에서 구단 경영진과 그룹이 밀당을 통해 최종 예산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구단이 가용할 예산이 그만큼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KIA는 대표이사가 현대모비스 등에서 오랜기간 홍보 전문가로 활약한 임원이다. 기업 홍보에 정통한 인사라면, 논리가 기업에 맞춰져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구단 사정보다 그룹 사정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사장이 기업에서 어떤 일을 했느냐에 따라 구단 운영 색깔이 180도 바뀌는 모습은 이미 다른 구단을 통해 충분히 드러났다.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KIA가 지갑을 크게 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또다른 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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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안치홍.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FA 협상은 구단이 조건을 제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이다. KIA는 김선빈, 안치홍 측과 첫 만남에서 조건을 제시하지 못했다. 오히려 선수가 원하는 적정 몸값을 알아내는 데 중점을 뒀다. 구단 실무자 입장에서는 꼭 필요한 선수인만큼 경영진을 설득할 논거를 마련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 전보다 FA에 쓸 수 있는 돈이 줄어든 상황이라는 현실적인 고민도 담겨있다. 실무자는 실무자대로 바늘방석이다.

안타깝게도 김선빈과 안치홍은 시장에서 매우 매력적인 카드다. 올해 FA 내야수 중 가장 뜨거운 오지환과 비교해도 공수 양면에서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인성면에서는 칭찬이 자자한 선수들이라 몇몇 구단이 타이밍을 재고 있다. KIA는 20일 2차드래프트에서 투수 변진수 한 명만 보강하는 데 그쳤다. 김선빈과 안치홍을 눌러앉힐 자신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레이드 시장도 열려있지만 육성 기조 속에 적극적으로 단행하기도 벅차다. 사면초가에 놓인 KIA가 프랜차이즈 스타들에게 ‘원클럽맨’이라는 영예를 안겨주고 싶지만 낙관적이지만은 않아 보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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