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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급 앤더슨 실바와 페더급 조제 알도, 여성 밴텀급 론다 로우지 등이 대표적이다. 드미트리우스 존슨, 조르주 생피에르, 랜디 커투어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한 시대를 풍미했다. 정상 탈환을 허락하지 않았다. 길게는 2000일 이상 챔피언벨트를 사수하며 장기 집권 체제를 구축했다.
영원한 권력은 없다. 한두 수 위 타격, 그래플링을 자랑했던 챔피언들도 예외없이 자리를 내주고 왕좌에서 내려왔다.
그러나 아직도 폭군 자격을 유지하는 선수가 있다. 약물 사생활 논란으로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만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존 존스(32, 미국)는 여전히 철옹성이다.
존스에게 도전장을 내밀 잠룡이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미래 대항마로 꼽혔던 조니 워커도 지난 3일(이하 한국 시간) 코리 앤더슨에게 덜미를 잡혀 기세가 한풀 꺾였다.
그래도 후보는 있다. UFC 라이트헤비급 10위 알렉산더 라키치(27, 오스트리아)도 개중 하나다.
오스트리아 킥복싱 챔피언 출신인 라키치는 한국 부산에서 타이틀전을 가시권에 두려 한다. 자신이 설계한 시나리오대로 흐른다면 가능성은 낮지 않다.
라키치는 다음 달 2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165(이하 UFC 부산 대회)에서 볼칸 오즈데미르(30, 스위스)와 주먹을 맞댄다. 정찬성과 브라이언 오르테가가 메인이벤터로 나서는 대회.
라이트헤비급 젊은 피로 분류되는 둘은 UFC 부산 대회 코메인이벤터로 유력하다. 부산의 밤을 책임질 묵직한 맞대결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라키치 목표는 명확하다. 종합격투기 12연승, 옥타곤 4연승을 달리고 있는 라키치는 톱10 랭커 한둘을 더 잡고 대권 도전을 꿈꾼다.
프란시마르 바로소와 저스틴 레딧, 데빈 클락, 지미 마누와를 연달아 잡으며 인지도를 크게 높인 상황. 특히 직전 2경기인 클락과 마누와를 4분 47초 만에 잡아 스타성까지 입증했다.
라키치는 클락을 1라운드 4분 5초 펀치 TKO로 눕혔다. 베테랑 마누와는 경기 시작 42초 만에 헤드 킥 KO로 잠재웠다.
마누와 전을 승리로 장식한 뒤 링 인터뷰에서 "챔피언 존스처럼 나 역시 다재다능한 파이터"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존스를 오랫동안 지켜봐 왔다. 지금껏 롤모델 비슷한 느낌으로 그의 경기를 봐 왔지만 이젠 아니다. 난 존스보다 풋워크와 펀치가 빠르고 누구든 KO시킬 수 있는 한 방이 있다. 그와 엄청난 대결을 펼칠 수 있는 파이터"라고 덧붙였다.
사이즈가 훌륭하다. 키 196cm 리치 198.1cm로 체급 안에서 누구와 견줘도 밀리지 않는 몸을 지녔다. 갈수록 장신 파이터가 증가하는 라이트헤비급에서도 경쟁력이 높다.
묵직한 한 방도 갖췄다. 통산 12승 가운데 9승을 (T)KO로 따냈다. 피니시율이 76.9%에 이른다.
펀치로 7승, 헤드 킥으로 2승을 거뒀다. 라키치는 14살 때부터 킥복싱을 연마해 40경기 이상을 치렀다. 나이에 비해 실전 경험이 적잖다.
주먹 힘도 상당하지만 발놀림이 더 인상적이다. 경기 초반 데미지를 축적시키는 로 킥과 강력한 미들킥, 상대를 일격에 고꾸라뜨리는 헤드 킥 등 높낮이를 가리지 않고 위력적으로 발을 뻗는다.
레그 킥에 강점이 있어 상대가 아웃복싱 플랜을 들고와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꾸준히 앞다리를 괴롭히면서 움직임을 둔화시킬 줄 아는 타격가다.
다만 사이드 스텝을 밟을 때 안면이 노출되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클락과 레딧 전에서 잇따라 상대 왼손 훅에 턱을 맞고 파운딩을 허락한 장면이 나왔다.
그래플링 완성도도 아직은 미흡하다. 태클을 걸다가 오히려 길로틴초크를 내주거나 뒷목을 잡힌 뒤 니 킥을 얻어맞는 경우가 꽤 있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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