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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이슈 미술의 세계

[와칭] 이상하고 아름다운 시간여행, 언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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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돈 [아마존 프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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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새롭게 선보인 은 최근 방영 된 미드 중에 실로 경이로운 수준의 내용과 화면을 보여줍니다.에 쏟아진 평가 역시 극찬이 이어젔습니다. 로튼 토마토는 평론가 100%, 관객 93%의 신선도를 주었고 IMdb는 8.3점, 메타크리틱은 88점의 굉장히 높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대다수 환상적인 화면, 심도깊은 인간관계를 잘 담은 내용이라 칭송했고 드라마를 넘은 예술이란 평도 있었습니다. 과연 어떤 드라마 이이기에 다들 입에서 침이 튀게 칭찬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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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적 상상력과 예술적 표현우선 이 눈에 띄는 점은 TV 시리즈로는 보기 힘들었던 로토스코핑 방식의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입니다. 로토스코프는 우선 영상을 촬영하고 그 위에 만화를 그려 채색하는 애니메이션 및 VFX 기법을 말하는데 과거 키아누 리브스가 주연한 <스캐너 다클리>, <누가 로저레빗을 모함했나, <스페이스 잼>이 있었고 최근에는 <러빙 빈센트>가 로토스코핑 방식으로 제작되어 주목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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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토스코핑 방식으로 만들어진 <스캐너 다클리> [사진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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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쉬워보일 수도 있는 이 제작방식은 반대로 시간과 공력이 2-3배 이상 소모되는데 우선 사람을 일단 찍어야 하고 애니메이터가 애니메이션식으로 다시 그려야 하기 때문에 제작비와 스케줄이 더 많이 들어갑니다. 시스템화된 TV시리즈에선 절대 시도하기 힘든 제작 방식이지요.

하지만 반대로 장점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드라마는 배우들과 환경에 따른 제약이 있어서 갑자기 비가 내리거나 배경이 바뀌는 등의 특수효과를 쓰지 못하는데 반해 이 방식은 말그대로 만화적 상상력을 크리에이터의 능력으로 보여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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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프라임 시리즈 <언돈> [사진 아마존프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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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빙 빈센트>만 하더라도 연기를 한 배우가 존재하지만 그걸 재현하는 방식은 고흐의 화풍을 그대로 이어받아 환상적인 화면을 보여줍니다. 언돈은 그것을 초월하여 시공간을 넘나드는 주인공의 상황과 상상을 초현실적인 예술작품처럼 보이게 표현하며 정말 눈이 휘둥그레해지게 만듭니다.

죽음에서 시작되는 시간여행내용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자기파괴적 성격을 가진 고집불통 주인공 ‘알마’는 동생의 결혼식을 앞두고 치명적인 자동차 사고를 당합니다. 하지만 사고를 당하기 전 창밖으로 어렸을 때 죽은 그녀의 아버지를 보게됩니다. 병원에서 생사의 경계선을 넘는 동안 다시 나타난 아버지는 실제로 말을 걸고 과거 자신이 죽은 이유를 찾아달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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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프라임 시리즈 <언돈> [사진 아마존프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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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때도 없이 그녀에게 나타나는 시간여행과 차원이동을 두고 병원에선 그녀에게 조현병과 정신분열일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 남자친구는 뭔가 미심쩍은 행동을 하기 시작하고 동생의 결혼은 다가옵니다. 과연 그녀는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풀 수 있을까요? 또한 동생의 결혼식은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요?

언돈은 다혈질 주인공 알마가 겪는 시간여행, 정신분열증, 다양한 공포증을 통해 그녀가 한단계 정신적인 성장을 겪는 과정을 디테일하게 보여줍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었던 그녀는 자신의 콤플렉스로 인해 주변에 피해를 주고 살아가고 있지만 주변사람들은 그녀를 따뜻하게 품으려 애를 씁니다. 그러나 그녀는 변함없이 망나니 생활을 지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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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프라임 시리즈 <언돈> [사진 아마존프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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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생과사의 경계에서 나타난 아버지와 대화를 시작하며 그녀의 능력을 하나씩 알아가고 그 능력을 통해 시공을 초월하여 자신의 잘못들을 하나씩 깨달고 고쳐가기 시작합니다. 물론 스토리의 대부분은 시공을 뚫고 과거로 돌아가 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테리를 하나씩 밝혀나가는 방식이라 시종일관 흥미진진합니다.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경이롭고 놀라운 성장 드라마이 드라마는 놀랍게도 스토리를 진행하는 동안 이론물리학, 초자연 미스터리, 샤머니즘, 고전문학과 철학, 인상주의와 사실주의, 야수파와 입체파의 미술까지 다양하게 녹여내어 아름다운 화음을 끌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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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프라임 시리즈 <언돈> [사진 아마존프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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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더불어 인도계 남자친구를 만나는 히스패닉(아버지는 유태인, 어머니는 스페니시) 여성 주인공의 입장에서 풀어낸 밀도높은 스토리텔링은 기존의 다른 드라마와 다르게 민감한 사회문제, 여성문제, 심리적 문제를 다양하게 엮어 이야기 합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엔 못된 망나니짓을 일삼는 ‘알마’지만 ‘알마’는 자신을 현실에 묶어놓는 사회적인 구속이 불편하고 여성으로서, 종교를 믿는 독실한 신자으로서 예절과 매너를 지켜야하는 가식적인 삶이 지겨울 뿐입니다. 또한 오직 자신만을 바라보며 누구보다 다정한 남자친구가 있지만 출산을 하고 가족에 매어 살아야하는 결혼에는 두려움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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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프라임 시리즈 <언돈> [사진 아마존프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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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알마의 불편은 이야기가 전개되며 왜 그런 성격이 되었는지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인과관계를 침착하게 보여줍니다. 또한 그 인과관계에서 나타나는 최악의 결과들을 알마에게 직접 경험시키고 다시 시간을 돌려 올바른 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그녀에게 삐죽삐죽 돋아났던 가시들을 누그러뜨려 그녀 스스로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하는 계기를 부여합니다.

놓치면 안되는 올해의 드라마이 드라마는 멋진 컨셉, 탄탄한 스토리, 재치 넘치는 대사, 매력적인 연기, 놀라운 표현방식과 더불어 강한 여운을 남기는 2019년 최고의 작품입니다. 단지 아쉬운 점은 한국에선 아직까지 조금 접근이 힘든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오리지널이라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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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프라임 시리즈 <언돈> [사진 아마존프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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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앤젤 알리타>에서 열연했던 로사 살리자르, <베터 콜 사울>로 더 익숙한 밥 오덴커크의 환상적인 연기 호흡과 안젤리카 카브랄, 콘스탄스 마리, 시다스 다난재이가 보여준 멋진 캐릭터까지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결말에 이를 때면 어서 시즌 2가 나왔으면 하고 바라실 겁니다. 물론 시즌 2가 나오기 힘든 결말이었지만 말이죠...

글 by 김광혁 객원에디터


제목 언돈(Undone)

출연 로사 살리자르, 밥 오덴커크 외

평점 IMDb 8.3 에디터 꿀잼


TMI


  1. 이 시리즈는 넷플릭스의 인기 코미디 에니메이션 시리즈인 <보잭 호스맨>의 제작자인 라파엘 밥 왁스 버그가 제작하였고 작가인 케이트 퍼디가 참여하였습니다.


  2. 주인공 알마의 실제 모델은 작가인 케이티 퍼디 입니다. 케이트 퍼디는 실제로 주인공 알마와 같이 자신의 뇌실이 확장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부터 서른 살이 되기 전 매 생일마다 고비를 넘는 기분으로 살았다고 합니다. 뇌실 확장은 조현병 환자에게 흔히 관찰되는데 여성의 경우 30세 이전, 특히 20대 초반에 발병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직계가족 중에서도 조현병 환자가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고 합니다. 은 케이트 퍼디의 자전적 경험을 드라마로 구성한 이야기입니다.




와칭(watc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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