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고유정, 의붓아들도 살해" 결론 추가 기소
사실상 연쇄 살인 혐의…법정 최고형 사형 내려지나
지난 6월7일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살해·사체손괴·은닉)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36)이 의붓아들까지 살해한 혐의로 다시 재판에 넘겨지면서 고유정은 사실상 연쇄 살인 혐의를 받게 됐다.
이는 형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고유정에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선고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지검은 7일 의붓아들 A군(5) 살해 사건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고유정을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A군은 고유정의 현 남편 B(37) 씨와 전 처 사이에서 낳은 아이로, 제주서 할머니와 생활하다 아빠와 함께 살기 위해 청주로 갔다가 이틀 만에 숨졌다.
검찰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 3월2일 오전 엎드려 자고 있던 피해자(A군)의 등 뒤로 올라타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이 침대 정면에 파묻히게 머리 방향을 돌리고 뒤통수 부위를 10분가량 강하게 눌러 살해했다.
범행 당일 고유정 현 남편 B 씨와 A군은 같은 침대에서 함께 잤고, 고유정은 감기 기운을 이유로 다른 방에서 따로 잤다. 그러나 고유정은 새벽 시간에 B 씨가 잠든 사이 몰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범행동기는 적개심으로 드러났다. 2018년 10월 이후 고유정은 두 차례 걸쳐 유산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B 씨가 유산한 아이와 자신에 대한 관심보다 숨진 A군을 아끼는 태도를 보이자 적개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고유정은 B 씨에게 수 차례 폭언과 살해 협박을 하기도 했다.
A군이 숨지기 전 6개월간 고유정과 B 씨가 주고받은 문자 내용 일부에 따르면 고유정은 "넌 죽어도 말이 안 통한다.", "다 죽이고 끝내겠다. 연락하지 말라", "이 이상 자극하지 말라"는 등 분노를 표출했다.
또 지난해 10월 고유정은 임신 후 첫 번째 아이를 유산한 뒤 몸조리를 위해 집을 비웠을 당시에도 B 씨에게 공격적인 성향을 드러냈다.
지난 7월24일 오후 청주 상당경찰서에서 고유정의 현 남편 A씨가 '의붓아들 의문사' 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진술녹화실로 향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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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은 B 씨가 메신저 프로필을 A군으로 바꾸자 "갓 품은 아이도 못 지켰으면서 보란 듯이 네 자식을 걸어놓느냐"며 분노했다.
이후 올해 2월, 두 번째 유산을 경험한 고유정은 A군이 죽기 5일 전, 현 남편에게 "너는 내 끝을 건드렸다. 후회해라. 사람이 죽어야 끝난다"라는 등 살해 협박을 하기도 했다.
관련해 고유정은 검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이 사건에 대해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청주 상당경찰서와 청주지검은 △약물 검사 △거짓말 탐지기 △디지털 포렌식, 등의 수사를 통해 고유정이 A군을 살해했다고 결론 내렸다.
또 B 씨 모발서 수면유도제 성분(독세핀, Doxepin)이 검출된 점, A군이 숨진 날 새벽 고유정이 깨어있었던 정황증거를 토대로도 고유정이 A 군을 살해했다고 봤다.
당시 드러난 고유정의 행적을 보면 바로 잠들지 않고 자신의 살고 있는 아파트 입주민 온라인커뮤니티에 접속해서 한 게시물에 댓글을 달았다.
댓글이 올라온 시각은 0시 5분이다. 이후 A 군은 오전 10시10분께 숨진채 발견됐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당국의 구급일지 기록에 따르면 B 군은 사고 발생 당일 새벽 1시께까지 정상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고유정의 의붓아들 A(5)군 사망 당시 사진.사진=MBC 뉴스데스크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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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A군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부검을 통해서도 A군이 엎드린 채 전신이 10분 이상 눌려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A 군 살해 혐의로 고유정을 기소하면서 고 씨의 전 남편 살해 재판에 병합해 심리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도 재판의 효율성 차원에서 이를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2건의 살인 혐의가 병합되면 형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고유정에 법정 최고형이 내려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고유정은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수사에도 비협조하고 있다.
전문가는 법정 최고형도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6일 KBS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두 달도 안 되는 사이에 고유정 본인이 2명을 살해했다고 가정한다고 하면 1명이냐, 2명이냐. 동기 자체도 다르다. 대법원 양형 기준으로 봤을 때 이것은 무기징역보다 훨씬 더 높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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