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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好手와 惡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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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2회전 제3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박정환 九단 / 黑 당이페이 九단

조선일보

<제6보>(76~86)=바둑에서 호착으로 평가받은 수가 후대에 평가절하되는 일은 거의 없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반상 361로(路)에 봄날 꽃비처럼 쏟아지는 무수한 수(手)들은 '좋은 수'와 '나쁜 수' 둘 중 하나다. 이런 속성은 바둑이란 게임이 인문·사회보다는 자연과학 쪽에 가깝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아무튼 바둑이 단순히 도락(道樂)을 넘어 학문의 일원으로 대접받는 것은 결코 지나치지 않다.

흑 75(▲)는 '좋은 맥점'이란 평가를 받았고, 이에 대응한 백 76엔 '정수'란 꼬리표가 붙여졌다. 76으로 잡은 수도 정수. 77은 예정 코스였지만 79에 대한 평은 좋지 않았다. 백이 손을 빼 달려간 80이 천하 명점이었기 때문. 검토실은 79에 '경솔한 수', 80에 대해선 '기민한 수'란 평점을 주었다.

79는 어디에 두어야 했을까. 참고도 1로 선수 차단하고 3에 침입, A와 B를 맞보는 것이 국면의 포인트였다는 결론이다(1과 2의 교환은 보류할 수도 있다). 어쩔 수 없이 81로 움직였지만 주도권은 이미 백에게 넘어갔다. 82, 84는 '두터운 공격'이란 채점표를 받았다. 반상에 놓인 모든 돌들은 호수 아니면 악수이며 회색 지대는 존재하지 않는다.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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