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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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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혈관질환을 앓았다면 ‘혈관성 치매’를 조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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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혈관이 손상되면 신속히 조치해 다행히 생명을 건지더라도 자칫 혈관성 치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상을 파괴하는 치매에 걸리지 않으려면 평소 생활 습관을 잘 관리해야 한다.

뇌졸중 이후에 발생하는 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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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성 치매는 의학적 정의상 뇌경색 발병 후 3개월 이내 치매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뜻한다. 혈관성 치매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자세한 병력 청취가 필수적이다. 뇌졸중 이후 갑자기 기억력 저하, 판단 능력 감소, 성격 변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인지기능 검사 외에 CT나 MRI 같은 뇌영상 검사 등을 통해 뚜렷한 증거가 보이면 혈관성 치매로 확진한다.

혈관성 치매는 다시 여러 가지 세부 증상으로 구분한다. 뇌경색이 반복적으로 발병한 후 발생하는 다중경색치매, 시상이나 미상핵 등 인지 능력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부위의 뇌경색 발병 후 발생하는 전략적 치매, 피질하 부위에 여러 개의 열공경색으로 인한 혈관성 치매 등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유전적 소인에 의해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 저산소성 뇌 손상 등 혈압 및 뇌혈류 저하로 인한 허혈 후 치매, 출혈성 치매 등이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 vs. 혈관성 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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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증상이 시작된다? = 알츠하이머 치매가 증상이 서서히 나빠지는 것과 달리 혈관성 치매는 갑작스럽게 시작된다. 뇌졸중 이후 진행되기 때문에 뇌졸중이 발생할 때마다 악화와 정체를 반복하면서 계단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뇌졸중 병력이 없더라도 발병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뇌 MRI를 촬영하면 이전에 뇌경색을 앓았던 흔적이나 광범위한 백질 변성이 보인다.

혈관성 치매는 대부분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성인병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다. 흔히 발음이 어눌하거나 편마비, 편측감각 소실 등의 국소 신경학적 증상이나 징후가 함께 나타난다.

우울증으로 오해할 수 있다? = 인지기능 검사에서 단어를 다시 회상할 때 알츠하이머 치매는 뇌에 정보 입력 자체가 되지 않으므로 힌트를 줘도 대답하지 못한다. 하지만 혈관성 치매는 정보입력은 되지만 출력이 되지 않으므로 힌트를 주면 정답을 맞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동물 이름 대기 같은 유창성 평가를 하면 실제로 잘 대답하지 못한다. 혈관성 치매 환자는 일상생활 전반에 반응이 느려지고 외부 지시에 잘 협조하지 못하며 주의가 산만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또 무감동하거나 감정 기복이 심한 특징을 보인다. 이 때문에 우울증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예방이 최우선이다? = 뇌세포는 한번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일단 발병했을 때는 가능한 한 빨리 치료해 증상이 진행되는 걸 막아야 한다. 혈관성 치매는 일반적으로 뇌에서 아세틸콜린의 분해를 억제하는 치료제를 사용해 인지기능 악화를 늦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존에 뇌졸중을 경험한 적이 있으면 항혈소판제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혈관성 치매에 동반한 뇌졸중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수치를 조절해야 한다. 우울증은 치매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필요하면 항우울제 투약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치매는 정말 치료가 불가능할까?

치매는 그 자체가 진단명이 아니라 기억력 저하를 비롯한 실어증, 실행증, 실인증, 실행 능력 감소로 직업 또는 사회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일종의 신드롬으로 일시적인 섬망(매우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정신 상태의 혼란)과는 구별된다. 이러한 치매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은 알츠하이머다. 그 외에도 혈관성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루이소체 치매, 파킨슨병 치매, 뇌수두증, 기타 간경변이나 신부전 같은 대사성질환, 내분비질환 중 갑상선기능저하증, 알코올 중독, 비타민 결핍, 정상압수두증 등이 원인이다. 드물지만 크로이츠펠드-야콥병도 감염에 의해 치매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치매의 원인 질환은 매우 다양하므로 치매를 무조건 한 가지 병, 특히 노화와 관련해 생기는 알츠하이머 같은 퇴행성질환으로만 단정해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고 포기하기는 이르다. 지레 겁먹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에게 정확히 진단받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갑상선기능저하증이나 비타민 결핍이 치매의 원인인 경우에는제때 갑상선호르몬이나 비타민 제제를 투여함으로써 증상을 극적으로 호전시킬 수 있다. 또 정상압수두증, 경막하출혈, 뇌종양이 원인인 경우에는 수술적 처치를 시행하면 호전된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권유석 (신경과 전문의)

권유석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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