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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국제부 기자] 영국 하원이 21일(현지시간) 새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합의안에 대한 승인 투표(meangingful vote) 개최를 불허했다.
존 버커우 하원의장은 "정부의 안이 48시간 전에 제출한 것과 실질적으로 같은 것으로 이미 표결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동일 회기 내 같은 안건을 표결하지 못하도록 하는 영국 의회의 규칙에 따른 조치라는 것이다.
영국과 EU는 지난 17일 브렉시트 재협상을 통해 북아일랜드에 대한 이중 관세 체계 설치를 골자로 한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즉 북아일랜드가 법적으로 영국 관세영역에 속하지만 실질적으로는 EU의 관세 규칙과 절차를 적용받도록 한 것이다.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모두 EU 관세 정책을 따르므로 양측 간 국경은 개방된다. 대신 영국 본섬과 북아일랜드 간 관세 국경이 세워지므로 아일랜드해를 사이에 놓고 영국 내에서 서로 다른 관세가 적용될 수 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같은 합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지난 19일 하원에 상정했지만 야당 등의 반대에 의해 성공하지 못했다. 새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 전 보수당 출신 무소속 의원 올리버 레트윈 경의 수정안이 먼저 통과됐기 때문이다. 이 수정안은 브렉시트 이행 법률이 의회를 최종 통과할 때까지 존슨 총리의 합의안에 대한 의회 승인을 보류하는 내용이다. 이에 존슨 총리는 합의안 승인 투표가 의미가 없다며 상정을 취소했다.
존슨 총리는 이후 지난달 제정된 EU탈퇴법에 따라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요청하는 서한을 EU에 보냈다. 하지만 서명도 없었고 별도의 서한을 통해 자신의 뜻이 아니라는 점도 명기했다.
집권 보수당은 이날 다시 합의안을 상정해 표결을 추진했지만 무산되고 말았다. 존슨 총리는 오는 31일까지 무조건 브렉시트를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영국 정부도 22일 의회에 EU 탈퇴협정 이행에 필요한 영국 내부 각종 법률인 'EU 탈퇴협정 법안'을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EU 회원국으로서의 법률 등을 영국 국내 법률로 대체하고, 전환(이행)기간, 상대국 주민의 거주 권한, 재정분담금 등 영국과 EU 간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법적 효력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영국 정부는 하원 과반인 320표를 확보했다며 표결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제1야당인 노동당 등 반대 측은 영국의 EU 관세 동맹 잔류 또는 제2 브렉시트 국민투표 개최 등의 수정안을 추진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EU 측은 영국의 브렉시트 연기 요청에 대해 즉각적인 결정을 유보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EU 27개국 정상들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 연기 요청을 논의하고 있으나 일단 영국의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EU 정상들은 그러나 합의없는 브렉시트라는 최악의 상황은 막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부 기자 interde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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