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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HI★인터뷰] ‘다시 열일’ 27년차 김재희, 늘 젊은 음악을 대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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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김재희가 ‘와일드 로드’를 시작으로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김재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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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재희가 젊은 음악으로 더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선사한다.

김재희는 지난 19일 음원으로 발매된 JTBC 금토드라마 '나의 나라' OST '와일드 로드(Wild Road)'의 작사와 가창에 참여하며 오랜만에 음악 활동을 재개했다. 지난 1993년 부활의 4대 보컬리스트로 데뷔한 김재희가 27년의 내공은 물론, 변함없이 분위기 있는 목소리와 트렌디함을 더한 창법을 갖추고 더 많은 리스너들과 다양하게 만날 준비를 마쳤다.

'와일드 로드'는 '나의 나라' 속 권력의 중심을 꿈꾸는 무관 남선호(우도환 분)의 테마곡이다. 김재희는 사극에 잘 어울리는 음색으로 '와일드 로드'는 물론 '나의 나라' 남선호의 터프한 감성을 표현했다. 몽환적인 무드를 배가하는 기타 반주는 부활의 김태원이 직접 연주했다. 김재희는 차분하고 절제된 듯 호소력 있게 쓸쓸한 '와일드 로드'를 완성했다.

이번 '와일드 로드'를 통해 27년 만에 처음으로 OST에 도전한 김재희는 "작품의 설정을 생각하면서도 내 개성을 함께 담을 수 있어 재밌는 작업이었다. 내 목소리의 거친 느낌과 우도환 씨의 섹시한 연기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덕분에 영감을 얻어 하루 만에 가사를 썼다. 이런 몽환적이면서도 강한 장르의 음악을 새롭게 개척해보고 싶다"고 비화를 밝혔다.

오랜만의 신곡으로 반가움을 선사한 김재희의 다음 계획은 다른 OST 작업과 다양한 무대다. 김재희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 다음 달에는 일본 도쿄에서 열릴 한인 축제 무대에도 오를 예정이다. 뮤지컬도 다시 시작할 계획을 하고 있다. 공백기 동안 혼자 곱씹은 생각과 경험을 더 많이 나눠야 할 시기인 것 같다"고 전했다.

밴드 출신이라 공연에 대한 마음이 특히 남다르다는 후문이다. 김재희는 "예정된 OST들을 부르고, 개인 앨범도 선보이고, 방송과 라디오를 통해 인사 드릴 내년 쯤에는 더 많은 이야기와 함께 공연을 개최하고 싶다. 딱 10곡 정도의 히트곡으로 같이 늙어가는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길 바란다. 이런 목표는 음악으로 채워져야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지난 2017년 tvN '수상한 가수'에서의 무대 영상이 100만 뷰 넘는 조회수를 기록할 만큼, 김재희의 음악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 이에 김재희는 "음악은 늘 젊고, 나는 계속 음악을 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실제로 최근 자신의 연차보다 어린 20대 중반의 보컬 트레이너로부터 코칭을 받는 등의 노력도 있었다.

김재희는 "요즘 후배 가수들이 정말 깨끗하게 노래를 잘 하지 않나. 나도 노래를 불러보는데 '저 친구들만큼 잘 하는가' 하는 의문이 생겼다. 결론은 '아니'였고, 이대로 가면 '고인 물'이 되겠더라. 그래서 일부러 젊은 선생님에게 내 보컬의 장점과 단점을 진단 받았다. 스스로의 매너리즘을 고치고 목을 단련시키니까 이제 텐션이 다시 올라왔다"고 이야기했다.

이 같은 용기는 "음악은 언제나 젊다"는 확고한 중심에서 나온다. 김재희는 "알을 깨고 요즘 방식대로 보이스코칭을 받은 뒤부터는 소리낼 때 목이 훨씬 편하다. 무엇보다 필을 넣지 않아 노래 자체가 담백해졌다. 나 자신부터 갈고닦으니까 실력 좋은 후배들과도 어우러질 수 있다. 내가 살아남을 길을 고민했고, 그 방법은 실력으로 얻는 인정이었다"고 말했다.

노래를 넘어 삶과 생각에 있어서도 김재희는 진정한 노련미를 보여줬다. 김재희는 "사람들이 여러 관계에서 더 많은 소통을 해야 개개인도 더 단단해진다. OST 작업을 시작한 이유도 소통"이라며 "데뷔 후 줄곧 음악이 나의 일상이자 나 자체라고 생각해왔다. 그동안 헤매는 시간도 있었지만, 결국 음악으로 위로를 전해주는 내 삶의 의미를 찾았다"고 언급했다.

음악을 하는 어른으로서 김재희는 다양한 방식으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김재희는 "여러 곳에서 자살예방콘서트를 무료공연으로 40회 정도 했다. 나 역시 사람에게 상처를 받는 순간이 있었지만, 그걸 세상 구경이자 음악의 소스로 생각하면서 극복했다. 힘들 때 힘들다고 얘기하고, 좋은 일도 서로서로가 나누다보면 이를 에너지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27년의 내공에 젊은 감각을 더한 김재희의 음악은 이제 더 다양한 소통 방식과 함께 대중을 찾아갈 예정이다. '와일드 로드' 또한 벌써부터 남자들의 노래방 애창곡 후보로 손 꼽히고 있으며, 김재희의 새로운 음원과 무대도 곳곳에서 준비되고 있다. 젊은 음악을 대하는 김재희의 더욱 젊은 생각이 리스너들에게는 위로로 특별하게 다가설 전망이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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