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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시리아 북동부 요충지서 쿠르드 철수…터키와 합의 이행 가능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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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북동부 지역 요충지 라스 알 아인에 머물던 쿠르드 민병대가 20일(현지 시각) 터키와 합의하면서 완전히 철수했다. 앞서 쿠르드 민병대가 이 도시에서 철수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을 철회한 셈이다. 이에 따라 터키·쿠르드 간 휴전과 안전지대 설치 합의 이행 가능성이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터키와 쿠르드 휴전을 중재해왔다.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가 주축을 이룬 쿠르드·아랍 연합 전투부대인 시리아민주군(SDF) 소속 대원은 이날 터키가 앞서 점령한 시리아 북동부 도시 라스 알 아인에서 완전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는 "SDF 소속 전투원과 부상자를 태운 차량 50여대는 라스 알-아인을 떠났다"고 전했다. 터키 국방부도 이날 성명에서 "(SDF) 차량 약 55대 행렬이 라스 알 아인으로 들어갔다가 차량 86대가 탈 타미르 방향으로 떠났다"고 밝혔다. SDF 대변인도 "이 도시(라스 알-아인)에 우리 전사는 더는 없다"고 했다.

조선일보

터키군의 쿠르드족에 대한 군사작전 개시 8일째인 지난 16일 터키군의 폭격을 받은 시리아 북동부의 요충지인 라스 알 아인 지역에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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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와 쿠르드는 지난 17일 미국이 중재하면서 5일 간 조건부 휴전하기로 합의했다. YPG가 120시간 안에 터키가 설정한 시리아 북동부 안전지대(완충지대) 밖으로 철수하고 터키군이 안전지대를 관리하는 게 휴전 조건이다. 이에 따라 터키는 시리아 북동부 국경을 따라 폭 30㎞ 지역에 안전지대를 설치하고 자국 내 시리아 난민 약 360만명 중 일부를 이주시킬 계획이다.

AP는 쿠르드 고위당국자를 인용, 라스 알 아인 잔류 쿠르드인 철수가 먼저 이뤄져야 쿠르드 민병대가 라스 알 아인과 탈 아브야드 사이에 있는 120km에 걸친 지역에서 철수해 국경에서 30km 후방으로 물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쿠르드 당국자가 시리아 북동부 지역 철수를 공식적이고도 구체적으로 밝힌 첫 사례라고 AP는 평했다.

라스 알 아인 철수를 시작으로 시리아 다른 도시에서도 쿠르드 민병대가 철수할지 주목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이날 오는 22일 러시아 소치에서 열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시리아 북부 만비즈와 코바니로부터 YPG 대원들을 철수시키는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터키는 휴전 기간 종료 때까지 안전지대에 YPG 대원도 단 한명도 없길 바란다"고 했다.

이브라힘 칼른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도 전날 AP 인터뷰에서 터키에 체류하고 있는 시리아 난민 중 200만명을 재정착 시킬 수 있도록 시리아 정부군이 터키 국경 인근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서 철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터키는 시리아 정부군도 쿠르드 민병대도 터키 국경 인근의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남기를 원치 않는다"며 이 지역을 터키군이 감시할 것이라고 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0일 이스탄불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만약 쿠르드 민병대가 합의를 존중한다면 모든 건 좋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120시간이 지난 뒤에 우리는 멈춘 곳에서 ‘평화의 샘’ 작전을 재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르도안은 지난 9일 평화의 샘 작전 개시 이후 쿠르드 민병대 전투원 756명이 사망하거나 부상, 생포됐다고 전했다. 반면 터키 측은 군인 5명과 민간인 20명, 친터키계 반군 연합 시리아국가군(SNA) 대원 76명 등이 숨졌다고 밝혔다.

[포토]쿠르드, 터키 접경 도시에서 철수…휴전 합의 첫 행보

[이다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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