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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1 (토)

트럼프 "펠로시는 3류 정치인" 막말에 펠로시 "트럼프 멘붕 온 듯" 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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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군의 쿠르드족 공격으로 촉발된 시리아 사태에 대해 백악관에서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과 만나는 자리에서 민주당 상·하원 의장들과 원색적인 설전을 벌였다고 AP통신이 1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 면전에서 그를 "삼류 정치인"이라고 비난했고, 펠로시는 "당신과 함께하는 모든 길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 이어진다"고 맞받았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오후 백악관에서 시리아 사태에 대한 논의를 위해 펠로시 의장과 같은 당 소속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공화당의 스테니 호이어 하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등을 만났다. 뉴욕타임스 등은 당시 회의 내용을 알고 있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두 사람의 설전 상황을 전했다.

조선일보

16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만난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왼쪽 서 있는 사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트럼프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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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의 발단은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그는 "당신들은 이 만남을 원한다고 했지만, 나는 별로 원하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경고 편지’를 보냈다고 자랑했다고 한다. 이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터프가이가 되지 마라. 바보짓 하지 마라!"고 썼었다. 쿠르드족 침공의 시작이 자신의 결정에 따라 진행된 미군 철수로부터 불거졌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척 의장은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이 ‘이슬람국가(IS)의 부활을 막기 위해 시리아에 미군 주둔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 발끈한 트럼프 대통령은 "패티스는 세계에서 가장 과대평가된 장군"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충분히 터프하지 않았다. IS를 잡은 것은 나다"라며 "매티스는 (IS를 무찌르는 데) 2년이 걸릴 것이라고 했지만 나는 한달만에 잡았다"라고 했다.

말싸움은 계속됐다. 펠로시는 이에 대해 ‘시리아에서 미군 철수는 러시아가 중동에 기반을 확보하는 데 일조했다며 "당신과 함께하는 모든 길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 이어진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의 ‘러시아’ 운운 발언을 들은 뒤 "나는 IS보다 당신을 더 싫어한다"고 했고, 펠로시는 "당신은 잘 모를 것(You don’t know that)"이라고 맞받았다.

트럼프는 "펠로시 당신은 그저 정치인일 뿐"이라고 했고, 펠로시는 "나는 당신이 때때로 정치인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약이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3류 정치인(third-rate)"이라고 했고, 펠로시 의원은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려다 다시 앉았다. 회의 내용을 전한 일부 인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에게 ’3등급 정치인(third-grade)‘ 정치인이라고 잘못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후 민주당 측 인사들은 "이건 유용하지 않은 회의였다"면서 펠로시 등과 함께 회의장을 나갔고, 트럼프 대통령은 "잘가라. 투표장에서 보자"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자신의 트위터에 회의 사진을 올리며 "정서적으로 불안한 펠로시!"라고 썼고, 펠로시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언행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멘탈 붕괴’ 상황이었던 것 같다"고 언론에 전했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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