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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1 (토)

트럼프 “쿠르드족은 천사가 아니다"…시리아 미군 철수 정당성 거듭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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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와 쿠르드족 사이의 휴전 중재를 위해 특별 사절단을 터키에 급파한 데 이어 시리아 내 미군 철수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하며 터키의 시리아 공격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발언을 했다. 미 언론은 즉각 트럼프 대통령이 ‘완벽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CNN은 16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시리아와 터키의 국경 상황은 전략적으로 훌륭하다(strategically brilliant)고 본다"고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터키의 시리아 침공은 우리와 상관없는 일"이라며 "시리아는 우리 땅이 아니다. 터키와 시리아 사이의 일이며 두 나라가 땅을 놓고 싸우는 사이, 우리(미국)의 장병들은 피해를 보지 않고 있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군 철수 결정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한 것이다.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이슬람국가(IS) 격퇴에 협력해 온 쿠르드족을 배신해 터키의 공격을 받도록 내몰았다는 비난을 의식한 듯 "쿠르드족은 천사가 아니다(The Kurds are not angels)"라고도 했다.

그는 쿠르드 분리주의 테러 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을 겨냥해 "쿠르드족의 일원인 PKK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아마도 ISIS(IS의 옛 이름)보다 더 나쁘고 오히려 테러리스트로 더 큰 위협이다"라고 말했다. 또 쿠르드족이 현재 제대로 보호를 받고 있고 지금이 훨씬 더 안전하며 터키를 제재하는 것이 현장에서 전투를 벌이는 것보다 낫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개입에 개의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시리아와 문제에 개입하길 원한다면 그것은 그들에게 달렸다"며 "우리의 국경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터키로 출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상황을 주시하며 협상하고 있다. 터키가 옳은 일을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회담이 성공적이지 않는다면 터키에 대한 제재는 엄청나게 파괴적 수준이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CNN은 즉시 트럼프 대통령이 거짓 주장을 펼쳤다고 지적했다. 특히 "쿠르드족이 지금 훨씬 더 안전하다는 말은 명백한 거짓"이라고 평가했다. 미 온라인 매체 복스(vox)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철수 관련해 이야기한 4분 간의 발언에서 최소 6건의 거짓을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대부분이 팩트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편 미국 하원은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북동부 미군 철수 결정을 비판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찬성 354표, 반대 60표로 공화당과 민주당 가릴 것 없이 시리아 철군이 잘못됐다고 본 의원들이 많았다.

이 결의안은 시리아 북부 미군 철수 결정에 반대하고 터키의 군사 행동 중단 요청과 함께 백악관이 이슬람국가(IS)를 지속적으로 격퇴할 계획을 제시하도록 했다. 로이터는 "공화당 하원 의원들이 터키의 군사 작전 중단을 촉구하면서 (현재 수준 이상의) 추가 제재를 부과하는 법안도 발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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