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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대포 쏟아내던 SK 방망이, 올가을엔 힘 못 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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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2연패,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 놓여… 오늘 고척돔서 키움과 3차전

방망이는 믿을 게 못 된다지만 이 정도로 힘을 못 쓸 줄 몰랐다.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탈락 위기에 놓인 SK 이야기다.

SK는 키움과 벌인 지난 PO 1~2차전에서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으며 2연패(連敗) 했다. 두 경기 팀 타율은 0.197(71타수14안타). 타율 0.321(84타수27안타)로 맹타를 휘두른 키움과 정반대 모습이다.

올가을 SK는 지난해 가을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2018 정규시즌 SK는 대포 233개를 쏘아 올리며 최고의 '홈런 군단'으로 자리 잡았다. 포스트 시즌에서도 그 기세를 이어갔다. 당시 넥센(현 키움)과 치른 PO 5경기에서 13개의 아치를 그리며 한국시리즈에 올랐고 우승까지 차지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홈런포가 터졌다.

조선일보

프로야구 SK 선수들이 지난 15일 키움과 벌인 플레이오프 2차전(인천 문학구장)에서 패하고 침통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장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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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구 반발계수가 조정된 2019년 SK의 홈런 수는 지난해 절반 수준(117개)으로 떨어졌다. 장타 대신 막강한 투수진으로 시즌을 버텼다. 마운드의 힘으로 시즌 막판까지 선두를 달리던 SK가 정규시즌 1위를 두산에 내준 건 타격 부진 때문이다. SK는 올해 후반기 팀 타율이 8위(0.247)까지 추락했다. SK는 정규시즌이 끝나고 침체된 흐름을 끊기 위해 공격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고 한다. 염경엽 SK 감독은 "2주간 훈련하며 시즌 때보다 훨씬 타격감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SK 방망이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제이미 로맥과 한동민이 2차전에서 홈런을 터뜨렸지만, 팀의 중심 타자 최정을 비롯해 고종욱, 이재원 등은 장타는커녕 안타조차 신고하지 못했다.

1·2차전 모두 경기 막판 승부가 갈린 접전이었지만, 양팀 투수들이 던진 공 수는 차이가 확연하다. PO 1차전에서 키움 투수들이 던진 공은 166개, SK는 239개였다. 2차전에서도 키움이 133개로 SK(153개)보다 적었다. SK 타자들이 타석에서 더 적은 공을 상대하고 물러났다는 의미이자 키움 타선이 더 집요하게 SK 마운드를 공략했다는 방증이다. 결국 SK는 훨씬 많은 공을 던지고도 2경기 모두 패해 투수들의 체력 문제까지 걱정할 상황이 됐다.

5전 3선승제로 치러지는 PO에서 1·2차전을 모두 패한 팀이 3연승으로 한국 시리즈에 오른 건 15차례 중 2번(1996년 현대, 2009년 SK)뿐이었다. 10년 전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패패승승승'을 거둔 SK는 이번에도 기적을 꿈꾼다. PO 3차전은 17일 오후 6시 30분 키움의 홈인 고척돔에서 열린다.

[이순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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