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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워커와 페게로, 외인타자 향한 차명석 단장의 후회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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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LG 차명석 단장이 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19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키움과의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있다. 2019.10.06.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그 때 그냥 밀어붙였다면…”

외국인타자 악령은 이번에도 떨어지지 않았다. 물론 기량 미달 및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기용하지도 못했던 지난 2년보다는 결과가 낫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경기에서도 선발 기용 여부가 불분명했다. 포지션 문제까지 고려하면 속시원한 해답은 아니었다. 현재 LG 차명석 단장의 오프시즌 첫 번째 고민 또한 외국인타자 카를로스 페게로(32)다.

어쩌면 정반대의 상황과 마주했을지도 모른다. 지난해 11월 외국인타자를 두고 고심했던 차 단장의 첫 번째 선택은 토미 조셉(28)이 아닌 크리스티안 워커(28)였다. 하지만 이미 버스는 멀리 떠났다. 지난해까지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며 4년 동안 ML(메이저리그) 61경기 출장에 그쳤던 워커는 올해 만개했다. 애리조나에서 1루수, 4번 타자로 자리를 꿰찼다. 152경기에 출장해 타율 0.259 29홈런 7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25로 활약했다. 한국행을 원했던 20대 후반 유망주가 순식간에 빅리그 수준급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워커가 만개한 무대가 ML가 아닌 KBO리그였다면 LG 또한 외국인타자 잔혹사에 마침표를 찍었을 확률이 높다. 타일러 윌슨, 케이시 켈리처럼 일찌감치 재계약을 확정짓고 에이전트와 협상 테이블을 차릴 날짜를 잡았을 것이다. 그러나 시계를 일 년 전으로 돌리면 이래저래 상황이 맞지 않았다. LG는 지난겨울 차 단장 선임에 앞서 조셉과 계약을 상당부분 진척시킨 상황이었다. LG처럼 외국인타자를 두고 고민이 많았던 A구단과 조셉을 두고 영입 경쟁이 붙었고 영입 실패에 따른 후폭풍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차 단장은 부임과 동시에 2군을 비롯한 육성 시스템은 자신이 주도하되 1군은 전적으로 현장의 의견을 따를 것을 공표했다. 차 단장은 “커리어만 놓고 봤을 때 조셉이 워커보다 훨씬 위에 있었다. 현장 스태프 평가 역시 조셉이 우위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그 때 그냥 워커를 밀어붙였다면…”이라고 깊은 한 숨을 쉰 뒤 “이제 워커는 한국에 올 수 없는 선수다. 아쉽지만 다시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지난겨울 LG가 야심차게 영입한 조셉은 시즌 초반부터 허리디스크에 시달렸고 시즌 중반 페게로와 교체됐다.
스포츠서울

LG 페게로가 9일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2019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키움과의 경기에서 3-2로 앞선 8회 솔로 홈런을 쳐내고있다. 2019.10.09.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결정의 첫 번째 단계는 페게로를 향한 내부평가다. 차 단장은 “조만간 코칭스태프 회의를 통해 페게로 재계약 여부를 결정한다. 페게로가 타격에선 경쟁력을 보여줬지만 포지션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포지션 중복을 피하기 위해선 페게로가 수준급 1루수가 돼야 한다. 4개월 동안 페게로를 바라본 만큼 코칭스태프 회의 주제 또한 페게로의 1루 정착 여부가 될 것이다. 페게로가 1루수로 힘들다고 판단할 경우 LG는 다시 외국인타자 시장 문을 두드린다.

차 단장은 “처음 페게로를 데려오고 페게로가 부진했을 때 정말 많은 원성을 들었다. SNS에 매일 백 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렸다”며 “상한제가 생기면서 시즌 중 외국인선수 영입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외국인선수 영입은 겨울 첫 번째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 신중하게 페게로를 평가하면서 차기 시즌 외국인타자를 선택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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