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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연재] 조선일보 '민학수의 All That Golf'

[민학수의 All That Golf]한국 온 가르시아 "2002년처럼 '샷 잔치' 펼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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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만에 방한...내일 CJ컵 출전 "다시한번 좋은 추억을 만들겠다"
프로 데뷔 20년, "절친인 테니스 스타 나달에게 많은 자극과 영감 받아 "

조선일보

PGA투어 CJ컵 출전을 위해 한국에 온 세르히오 가르시아. 프로 20년째인 그는 아디다스와 20년째 계약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이날 안신애와 광고 촬영도 했다./아디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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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만에 한국에 온 세르히오 가르시아(39)에게 스페인어로 "한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고 말을 건네자, "안녕하세요"라고 한국어로 인사하며 가볍게 고개도 숙였다. 한국에 오면서 "반갑습니다" "감사합니다" 같은 간단한 한국어 인사말을 배웠다고 했다.
가르시아가 한국을 찾은 건 2002년 한국오픈에서 최저타 기록(23언더파)을 세우며 우승한 이후 두번째다.
그는 17일부터 제주 서귀포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인 CJ컵(총상금 975만달러·우승상금 175만5000달러)에 출전한다.
1990년대 '엘니뇨(스페인어로 소년이란 의미)'라는 애칭과 함께 혜성처럼 등장한 가르시아는 올해 프로골퍼 생활 20년째다.
미 PGA투어 10승, 유러피언 투어 15승, 아시안 투어 5승 등 전세계에서 30승을 거둔 최정상급 골퍼다.
그는 프로 20년 인생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 중 하나로 2017년 마스터스 우승을 꼽으면서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했다. 자국에서 우승한 2002년 스페인오픈도 기뻤던 추억 중 하나다.
반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2007년 디오픈(브리티시오픈)을 꼽았다.
그는 ‘악마의 발톱’이라 불리는 스코틀랜드 카누스티 골프장에서 열린 당시 대회에서 마지막 홀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연장 끝에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에게 우승컵을 넘겼다.
가르시아는 "당시엔 정말 힘들고 슬펐지만 자포자기하기 보다 준우승은 메이저에서 우승경쟁을 벌일 정도로 실력이 있다는 이야기 아닐까. 그런 실패의 경험에서 배웠기 때문에 결국 10년 뒤는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스터스에서 우승하고 3개월 후 미국 골프채널 리포터 출신 인 앤젤라 애킨스와 결혼했다. 지난해 3월 얻은 딸 이름은 마스터스 대회장인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13번홀의 애칭인 아젤리아(진달래)로 지었다. 그는 "마스터스의 추억도 있고 아내는 미국 사람이니까 영어와 스페인어로 발음이 같은 아젤리아가 좋을 것 같았다"며 "지난주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다 딸(19개월)이 태어나기 전 일들은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고 했다"고 했다. 그만큼 딸이 소중한 존재라는 이야기였다.
그는 지난달 유러피언 투어 KLM오픈에서 우승하는등 여전한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다. 절친한 사이인 스페인의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33)에게 많은 걸 배운다고 했다. 그는 "나달은 꾸준히 플레이 스타일을 연구하고 바꿔 가면서 세계 정상을 지키고 있다"며 "나도 열심히 체력을 기르고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찾으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나달과 테니스도 치고 골프도 함께 친다고 했다.
나달과 테니스를 하면 게임은 따지 못해도 한 두 포인트씩은 딸 정도 실력은 된다고 했다. 가르시아는 "나달은 골프도 특이한 스윙으로 치는데 핸디캡이 2일 정도로 승부근성이 강하다"고 전했다.
그는 축구 명문 레알 마드리드의 열성팬으로 브라질의 축구 스타 호나우두와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이 주도한 자선 축구대회에 뛸 정도로 축구광이다. "축구에서 볼 수 있는 팀 스피릿을 좋아한다. 서로 가슴을 열고 격려하는 분위기가 좋다"고 했다. 가르시아는 유럽과 미국의 골프대항전인 라이더컵에서 일반 토너먼트 대회보다 더 뛰어난 실력을 보인다는 평을 듣는다. 그는 "골프선수가 안됐다면 축구선수를 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미 골프채널 TV쇼 진행자는 얼마전 가운뎃 손가락 욕설 파문으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로부터 3년 중징계를 받은 김비오 사건을 전하며 "세르히오 가르시아에게 충고하겠다. 절대 한국에서 골프 치지 말라"고 했었다. 그만큼 돌출 행동과 발언으로 파문을 많이 일으켰다.
내년 1월9일이면 ‘불혹(不惑)’에 접어드는 그는 "골프 우승이 인생의 목표는 아니다. 더 좋은 사람이 되고 더 많은 걸 배우고 남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날 프로 초창기부터 20년째 인연을 맺고 있는 후원사 아디다스 광고 촬영도 했다. 촬영을 함께 한 한국의 안신애가 ‘때론 골프를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 때가 있지 않느냐. 그럴때는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을 했다.
가르시아는 "포기하는 것은 쉬운 결정이고 사람은 누구나 부정적인 생각을 갖기 쉽다. 하지만 지금 실패라고 생각한 경험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면 그건 실패가 아니라 결국 긍정적인 자산이 된다"며 자신의 2007년 디오픈 경험담을 자세히 들려주기도 했다.
/제주=민학수 기자

[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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