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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축제 느낌이 안 나요" 일거리 줄었는데 울상? [윤소윤의PS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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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경기 시작 1시간 전 문학 구장 모습. 사진 | 윤소윤기자 younwy@sportsseoul.com


[문학=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본격적인 가을 잔치가 시작됐다. 그러나 포스트시즌(PS) 흥행에 적신호가 켜져 경기장 일꾼들의 ‘열정’에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추위, 노동 강도 등 힘든 요소는 충분하지만 그들을 더욱 지치게 하는 것은 줄어든 관중이다. 지난 1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 키움의 플레이오프(PO) 1차전은 경기시작 30분 전까지 1만 8700장(총 2만 3000석)이 팔려나갔다. 2주 간의 휴식 후 시작한 가을잔치기라 기대를 모았지만 매진에 실패했다. 1차전 관중은 1만 9356명에 불과했다.

구장 내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에게도 줄어든 관중은 고민거리다. 구장 1층 중앙에 위치한 편의점을 찾아가 얘기를 들어봤다. 한때 야구장 직원으로도 근무했었다는 편의점 주인은 “포스트시즌 기간에는 만원 관중을 예상하고 장사 준비를 한다. 날씨나 여러가지 환경 등에 따라 변동 사항이 생길 수는 있지만, 정규시즌 주말 경기나 가을 야구는 매진을 가정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관중 수에 따라 장사 준비 및 아르바이트생 고용 규모가 달라지기 때문에 관중 수는 중요한 요소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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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 경기 시작 직전 문학 구장 내부. 사진 | 윤소윤기자 younwy@sportsseoul.com


관중이 감소하는 것도 아쉬운데 말못할 고민이 하나 더 있다. 주인은 “사실 지정 좌석제 도입 이후로 (가게)매진이 잘 안 된다. 일찍 와서 자리를 미리 맡는 동안 가게에 와서 간식도 사 드시고 시간도 보내고 하는데, 늦게 와도 자리가 있으니까, 매출에도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또 “문학구장이다 보니 손님들이 경기 시작 시간에 딱 맞춰서 오는 경우가 많다. 야구는 기다리는 맛이 있는 건데. 하하”라며 웃음으로 아쉬움을 대신했다.

포스트시즌에는 관중이 늘어 힘들지는 않느냐는 질문에는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그는 “일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사람이 없을 때가 더 힘들다. 너무 사람이 없으면 서로 눈치 보인다. 적당히 바쁜 것은 일하는 분도 신이 난다. 어제(1차전)는 적당히 괜찮았다. 관중이 적지도 많지도 않아서.(웃음) 그런데 예전만큼 많은 것 같진 않더라”고 토로했다.

경기장 출입구에서 입장권 및 각종 문의 사항을 해결하는 20대 아르바이트생들의 고충도 비슷했다. 1루 응원석 출입구를 지키고 있던 박 모양은 “관중들이 많아야 정신없이 시간이 가는데 어제(1차전)는 지난해만큼 바쁘진 않았다. 가만히 서 있으면 핸드폰 보게 되고, 그럼 상사에게 혼 난다. 차라리 만원 관중 돼서 정신 없는 게 좋다”고 말했다.

경기 시작 후 푸드코트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한 학생은 “집이 근처라서 가을 야구 기간에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을 번다”며 “올해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는데도 축제 느낌이 나지 않는 것 같다. 홈런도 터지고, 재밌는 승부가 나와야 음식도 잘 팔리고 분위기를 타는데 어제는 밖에서 잘 보이던 불꽃도 터지지 않더라”고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이 학생의 아쉬움을 SK 선수들이 들었는지, 초반부터 홈런 두 방으로 구장 분위기를 한껏 끌어 올렸다.

관중이 많으면 더 많은 일을 해야하는 사람들이지만, 불과 1년 전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문학구장을 축제 분위기로 만들었던 SK의 모습을 다시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커보였다. 2차전도 이들의 바람을 충족하지 못했다. 경기 전부터 이미 6800장이나 잔여 티켓이 쏟아졌다. 문학구장이 꽉꽉 차기를 바라는 이들의 바람은 언제쯤 이뤄질 수 있을까.
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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