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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요키시 아닌 최원태' 데이터 중시 장정석 감독의 혁명은 현재진행형[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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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19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SK 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1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키움 장정석 감독이 경기 전 상대 염경엽 감독에 인사를 하고 있다. 2019. 10. 14.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문학=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돌아보니 틀에 갇혀있었다. 이번에는 틀을 깨뜨려보고 싶었다.”

키움 장정석 감독이 다시 한 번 모두를 놀라게 했다. 15일 플레이오프(PO) 2차전 선발투수로 외국인 원투펀치 에릭 요키시(30)가 아닌 최원태(22)를 낙점했다. 가장 좋은 투수를 시리즈 서두에 등판시키는 상식을 파괴한 장 감독이다.

이해하기 힘든 선택일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최원태는 지난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최악의 투구내용을 보였다. 1이닝 4실점에 그치며 생애 첫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고개를 숙였다. 투구 밸런스가 흔들리며 공이 높았고 배터리를 이룬 주효상과 볼배합 사인도 맞지 않았다. 심리적인 부분을 고려하면 문학 원정경기가 아닌 PO 3차전 고척 홈경기가 최원태에게 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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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선발투수 최원태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LG와 키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2회말 무사 만루 상황에서 강판되고 있다. 최원태는 1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2019. 10. 10.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하지만 장 감독은 데이터를 앞세워 최원태를 PO 2차전 선발투수로 낙점한 이유를 설명했다. 장 감독은 지난 14일 PO 1차전 승리 후 “일단 요키시와 최원태 모두 SK전 성적이 좋다. 그래서 구장에 따른 성적을 살펴봤고 그 결과 최원태가 문학에서, 요키시는 고척에서 좋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고려해 최원태를 2차전, 요키시를 고척돔 경기에서 쓰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장 감독의 말대로 요키시와 최원태는 정규시즌 SK를 상대로 각각 5경기와 6경기 선발 등판해 평균자책점 2.97, 3.31로 활약했다. 그리고 최원태는 문학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96으로 고척 경기(평균자책점 4.76)보다 뛰어난 피칭을 펼쳤다. 요키시는 고척돔에서 열린 SK와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77을 찍었다. 반대로 문학에서 치른 3경기에선 평균자책점이 4.34였다. 최원태와 요키시가 정반대의 성적을 기록한 것을 고려했고 이를 PO 로테이션에 반영한 것이다.

물론 기록이 전부는 아니다. 기록은 많은 것을 보여주지만 모든 것을 반영하지는 못한다. 그래도 장 감독은 기록을 앞세워 유례없는 포스트시즌 전원필승조를 구상해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키움 불펜투수 11명(PO 1차전 중간 등판한 이승호 포함)은 포스트시즌 5경기 동안 평균자책점 0.99의 철벽투를 펼치고 있다. 필승조 3~4명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불펜투수 전원이 최고 피칭을 펼치며 상대 타선을 압도한다. 그리고 이에는 투수와 타자의 상성을 고려한 장 감독의 데이터가 자리하고 있다. 장 감독은 “경기에 앞서 우리팀 불펜투수와 상대 타자 상대 전적을 체크하고 계획을 세운다. 주로 보는 지표는 피안타율과 피OPS(출루율+장타율)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돌아보니 내가 틀에 갇혀있었다. 이번에는 틀을 깨뜨려보고 싶었다”며 “우리 좌투수들이 최소 상대 좌타자 2~3명은 잡는다고 본다. 그리고 상대 중심 타선, 그리고 대타 타이밍에는 조상우와 안우진 투입을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장 감독이 청사진이 실현될 경우 키움은 한국시리즈까지 모든 투수들이 완벽한 컨디션에서 마운드에 오른다. 3연투가 불가능한 포스트시즌에서 불펜진의 체력안배를 꾀하고 있는 만큼 혈투에 따른 체력소모도 최소화시키고 있다. 키움 불펜투수 중 지난 PO 1차전에서 가장 많은 투구수를 기록한 투수는 21개의 공을 던지며 1.2이닝을 소화해 세이브를 올린 오주원다. 그리고 이날 등판한 불펜투수 8명의 평균 투구수가 15개 이하다. PO 2차전 최원태의 선발 등판까지 적중한다면 키움은 5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눈앞에 둔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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