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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장군-멍군' 지략대결 첫 판부터 뜨겁던 '염-장 시리즈' [SS PS 집중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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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키움 안우진이 1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진행된 ‘2019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SK와의 경기에서 0-0으로 맞선 7회 1사 2루 상황을 맞아 등판하고있다. 문학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문학=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키움의 ‘벌떼 마운드’와 SK의 ‘무한 대타 자원’이 첫 판부터 제대로 붙었다.

SK와 키움이 14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격돌한 2019 KBO리그 플레이오프(PO) 1차전은 말그대로 창과 방패의 대리전으로 전개됐다. 앞서 키움은 LG와 준PO에서 ‘벌떼 마운드’를 앞세워 PO 진출권을 따냈다. 마지막 5차전에서는 총 10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 한 경기 최다 투수 출장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문학에서 이를 분석한 SK는 ‘벌떼 마운드’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마친 상태였다.

SK 염경엽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선발 라인업 외 대타 카드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염 감독은 “승부처에 올릴 대타 한 명이 필요하다. 우투수가 나올 경우 가장 먼저 올라갈 타자는 정의윤이다. 좌완 투수가 올라올 경우에는 박정권, 배영섭을 생각 중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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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배영섭이 1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진행된 ‘2019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키움과의 경기에서 0-0으로 맞선 7회 볼넷으로 출루하고있다. 문학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단기전의 묘미는 어떻게 효과적으로 상대 엔트리를 지우느냐를 지켜보는 것이다. 관건은 어느 팀이 먼저 움직이느냐다. 키움이 먼저 움직였다. 6회말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을 내리고 ‘여왕벌’ 조상우를 마운드에 올리며 ‘벌떼 마운드’를 가동했다. 기회를 엿보던 SK는 7회부터 ‘대타 자원’ 본격 가동으로 응수했다. SK는 최항 타석에 조상우 대신 왼손투수 이영준이 마운드에 오르자 우타자 배영섭을 대타로 올렸다. 대타카드 0순위 박정권을 아끼면서 단기전 경험이 적은 이영준을 압박하려는 전략이 묻어났다. 배영섭은 이영준의 공을 5차례 지켜본 끝에 볼넷 출루에 성공했다.

배영섭이 출루하자 대주자 카드를 꺼내들어 키움을 압박했다. 김성현도 침착하게 희생번트로 대주자 채현우를 2루까지 보냈다. 1사 2루 상황, SK의 선취점 발판이 마련됐다. SK는 이영준을 상대하기 위해 노수광 타석에서 우타자 정의윤을 대타로 올렸다. 이번에는 키움이 멍군을 불렀다. ‘스토퍼’ 안우진을 마운드에 올리는 강수로 맞섰다. 경기 중반 이후 최대 승부처였다. 팽팽한 긴장속에 흐르던 ‘창과 방패’의 장군-멍군 대결 1차전은 키움이웃었다. 안우진은 정의윤을 삼진으로 돌려 세운 뒤 김강민 마저 우익수 플라이로 돌려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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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김하성이 1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SK와 키움의 플레이오프 1차전 11회초 1사 2루 상황에서 SK 문승원을 상대로 1타점 2루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문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서로의 엔트리를 지우는 벤치 전략으로 승부 균형은 9회까지 깨지지 않았다. 9회초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하재훈은 서건창에게 안타, 이정후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김하성과 박병호를 삼진으로 묶어 무실점에 성공했다. 키움 마무리로는 김상수가 활약했다. 김상수 역시 한동민과 이재원, 김성현을 차례로 더그아웃으로 돌려 보냈다. 정규이닝 내내 장군 멍군을 반복했다.

양팀 사령탑의 지략 대리전 성격인 ‘벌떼 마운드’와 ‘무한 대타’는 어느쪽이 먼저 실수하느냐의 싸움으로 전개됐다. 승부의 균형은 연장 11회초에서야 갈렸다. 1사 후 키움 서건창이 SK 문승원에게 우월 2루타를 뽑아내자 김하성이 높은 공을 걷어 올려 좌중간을 꿰뚫었다. 0의 균형이 깨지자 SK 마운드가 속절없이 무너졌다. 박희수까지 제리 샌즈에게 적시타를 맞고 3점을 내줬다. SK도 11회말 1사 후 제이미 로맥이 홈런성 2루타를 쏘아 올렸지만 ‘벌떼 마운드’를 넘지 못했다. 최후의 보루였던 박정권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서 분루를 삼켰다. 첫 날부터 그야말로 ‘염-장 시리즈’의 진수를 유감없이 뽐낸 한 판 승부였다.
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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