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0 (목)

볼 끝 하나로 태극마크 된 문경찬 'MOON의 남자' 히트예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KIA 문경찬과 백용환이 경기 후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구위 하나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난해까지 사실상 무명에 가까웠던 투수가 마무리 전환 첫 해에 24세이브(1승 2패, 평균자책점 1.31)를 따내더니 생애 첫 성인 대표팀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MOON의 남자로 오는 11월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릴 프리미어12에서 히트상품으로 떠오를 채비를 마친 문경찬(27·KIA) 얘기다.

건국대를 졸업하고 지난 2015년 신인 2차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22순위로 KIA에 입단한 문경찬은 입단 첫 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27.2이닝을 던진 뒤 군복무(상무)를 했다. 지난해 32경기에 출전해 55.1이닝을 소화해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4.72를 거둘 때까지만 해도 그저 그런 투수로 보였다. 그러나 올해 불펜 필승조로 스프링캠프를 치른 뒤 5월부터 마무리로 자리를 잡았다. 올시즌 54경기에서 55이닝을 던졌고 삼진 50개를 솎아내며 10개의 볼넷만 내줬다. 홈런도 두 방 허용했지만 9실점(8자책)으로 평균자책점 1.31을 기록했다. 초보 마무리라 4차례 블론 세이브로 고개를 떨구기도 했고 터프 세이브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해 주먹을 불끈쥐고 포효하기도 했다.
스포츠서울

KIA 문경찬이 31일 문학 SK전에서 6-2로 앞선 9회 등판해 역투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문경찬의 가장 큰 강점은 단연 빠른 볼 끝이다. 땅볼 플라이볼 비율이 0.51에 이를 만큼 플라이 타구가 많다. 볼 회전이 분당 2175.4회(스포츠투아이 PTS 기준)에 달한다. 키움 조상우가 초당 45바퀴 가량 회전하는데, 문경찬도 강하게 던질 때에는 41회전까지 측정됐다. 포심패스트볼에 회전이 많이 걸린다는 의미는 볼이 자유낙하하는 폭이 작다는 의미다. 타자가 일반적으로 인지하는 볼 궤적보다 떨어지는 폭이 작으니 볼 밑둥을 맞히는 경우가 많다. 팝플라이가 많이 나오는 이유다.

또 하나의 강점은 두둑한 배짱이다. 늘 생글생글 미소를 짓는 듯 한 인상에 무게감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 체형이지만, 마운드에 올라가면 그만한 싸움닭도 없다. 문경찬은 “경험이 없으니 맞아도 좋다는 생각으로 던진다”며 웃었다. 상대가 4번타자든, 외국인 타자든 칠테면 쳐보라는 식으로 들어가니 기세 면에서 이기고 들어갈 때가 많다. 대표팀 김경문 감독이 “기운이 좋다”고 말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스포츠서울

KIA 문경찬이 31일 문학 SK전에서 6-2로 승리한 뒤 미소짓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국내 최고 투수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것만으로도 문경찬에게는 큰 동기부여가 된다. 소속팀에서는 에이스가 양현종 한 명뿐이었다면 대표팀에는 여러명의 양현종과 훈련하고 경기를 한다. 오른손 투수들도 있기 때문에 눈으로 빼앗을 것들도 즐비하다.

얼떨떨한 표정으로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감이 커지고 있다. 한때 ‘새가슴’으로 놀림받던 문경찬이 그의 별칭인 ‘뒷문경찬’을 대표팀에서도 입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그 활약여부에 따라 많은 대졸선수들도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