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여권 인사 "루머를 한겨레가 1면톱으로 밀어붙여"…김어준까지 "그런 접대 없어"

한겨레신문이 11일 대검찰청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이하 '조사단')이 김학의 전 법무차관의 스폰서로 알려진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접대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를 통해 검찰에 넘겼지만 검찰이 이에 대한 수사를 하지 않은채 종결했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대검찰청은 즉각 "완전한 허위사실이며 윤 총장은 윤중천씨와 면식조차 없고 별장에 간 적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총장 인사 검증 과정에서 이런 근거없는 음해에 대해 민정수석실이 검증하고 사실 무근으로 판단했었다"고 밝혔다. 윤 총장 인사 검증 당시 민정수석은 조국 법무부 장관이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친여권 인사들 사이에서 한겨레 보도 내용에 이견을 제기하거나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가 나왔다.

친여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는 이날 오전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에서 한겨레 보도와 관련 "한겨레 보도대로 윤중천씨가 그런 주장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검찰 수사단이 이 사안을 충분히 조사했는가에 대해 의혹을 제기할 만 했던 것도 사실이다. 한겨레는 그 (수사)과정이 충분했는가에 대한 문제 제기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 제 취재로는(윤 총장에 대한) 접대는 없었고 윤씨(윤중천)가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했다. 또 "한겨레가 이후 어느 방향으로 갈 지 알 수 없다"면서도 "윤씨 접대는 (당시 윤석열 총장이 속했던) 특수부 대상이 아니었다. 윤 총장은 (윤씨 별장이 있던) 원주를 평생 한 번 갔다. 윤씨와 무관하게 갔다"고 했다. 그는 "청와대도 (윤 총장) 임명 전에 인사검증 과정에서도 같은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안다"면서 "한겨레 보도는 당시 검찰 수사단이 충분히 조사했는가에 방점을 찍은 것 같다"고 했다. 또 "저는 청와대와 무관하게 이 사안이 불거진 당시 취재한 것"이라고 했다.

여권 정보에 밝은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구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앞두고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이미 수차 언론에 보도된 대로 검찰이 김학의 전 법무차관 관계 동영상 등을 확보하기 전 동영상 녹음테이프 등 관계자료를 가지고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며 "제가 가지고 있던 어떤 자료에도 윤석열이란 이름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다. 박 의원은 "조국 장관과 윤석열 총장은 공동운명체로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 개혁을 성공시킬 책임이 있다"며 "모든 사실은 밝혀져야 하지만 개혁을 훼방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박 의원은 "(김학의 전 차관 사건 수사단장인) 대구지검 여환섭 지검장도 오늘 오후 2시 국감을 받는다"면서 "여환섭 지검장의 솔직한 답변을 기대하며 대구로 간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비서관)을 지낸 정혜승씨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겨레신문과 검찰의 진실 공방과 관련 "강대강 부딪치면 출구도 없어진다"면서 "어느 쪽으로 밝혀지든 조금 결이 다르겠지만 무서운 일"이라고 했다. 정씨는 "(윤 총장 측에서) 강하게 부인하는데, 부인한다는 입장을 포함해 새로운 폭로를 하는건 사실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건은 루머로 돌았으나 아니란 얘기도 나오고⋯그럼에도 이걸 1면톱으로 밀어붙인 상황"이라고 했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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