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에는 소프트웨어 기술 많아 의도적 백도어 심어 놓을 수 있다 판단
신기술과 5G 결합시 국가 차원 인프라 일개 회사가 통제 가능할 것으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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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미국의 화웨이 동참에 뚜렷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던 유럽연합(EU)가 5G 안보 리스크를 평가한 보안 리포트를 통해 5G와 신기술이 결합될 경우 '악몽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화웨이나 중국을 직접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특정 회사에 5G 네트워크를 맡길 경우 국가 전체의 위협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U는 9일(현지 시간) 28개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5G 보안 리포트'를 발송했다. 주제는 5G 네트워크 보안으로 네트워크 장비를 비롯한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 운영, 유지보수 등 전 영역에 걸쳐 보안 위협이 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등 신기술과 5G 기술이 결합될 경우 특정 통신 장비 업체가 전력 등 사회간접자본(SOC)는 물론, 물류, 운송, 사법 기관까지 통제할 수 있다고 했다. 때문에 1개의 업체에 5G 네트워크 전반을 맡길 경우 국가 차원의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U는 리포트를 통해 "기존 통신 네트워크와 달리 5G 네트워크는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솔루션이 많아 보안 결함과 같은 위험이 커진다"며 "특히 백도어를 제품에 악의적으로 삽입할 경우 탐지하기 어렵다"고 했다. 과거와 달리 네트워크 기지국 등 특정 네트워크 장비는 더 민감한 정보를 다루고 악용될 수 있는 경로도 늘었다는 것이다.
EU는 리포트에서 특정 국가나 회사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주요 외신들은 중국 화웨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리포트를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대한 EU의 입장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블룸버그, 뉴욕타임즈 등은 "중국이나 화웨이라는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비 민주적인 원칙을 갖고 있는 국가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 사업자가 5G 네트워크를 장악할 경우 이를 악용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EU의 5G 보안 리포트는 미국측의 화웨이 제재 동참 속에서 나온 결과라 주목된다. EU는 5G와 관련된 안보 리스크를 평가했다. 이 평가에는 네트워크 장비에 대한 사용승인 조건을 비롯해 특정 업체를 안보 위협으로 지정할 수 잇다. 회원국들이 해당 리포트를 이행할 의무는 없지만 올해 말까지 동의 여부를 밝혀야 한다.
미국은 보안 문제로 화웨이의 네트워크 장비 도입을 제한하고 있다. 세계 주요 우방에 화웨이 장비 도입 제한 조치에 동참해 달라고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가 화웨이의 5G 장비를 도입하기로 결정하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은 이탈리아의 파트너가 되기를 희망하지만, 미국의 국가 안보에 손상을 손상을 주면서까지 할 수는 없다"고 말해 이탈리아에 우회적으로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요청한 바 있다. 지난 달 말 롭 스트레이어 미국 국무부 사이버정책 담당 부차관보 역시 동맹국이 화웨이의 5G 장비를 사용할 경우 추가 제재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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