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는 10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5G-V2X(차량·사물간 통신) 기반의 일반 도로 자율협력주행 기술을 공개 시연했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열리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주변 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지능형교통시스템(C-ITS)의 경우 각 지자체 별 사업시기에 맞춰 상용화 될 전망이다.
5G-V2X 자율주행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G80’. /이경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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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V2X란 5G(5세대) 기반의 차량무선통신으로 차량과 사물(다른 차량, 모바일 기기, 교통 인프라 등)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기술이다. 차량 대 차량(V2V), 차량 대 기지국(V2I), 차량 대 보행자(V2P), 차량 대 네트워크(V2N) 등을 포함한다.
이해성 LG유플러스 미래기술개발그룹 상무는 "올해 3월 일반도로에서 약 8km에 걸쳐 5G 기반 자율주행에 성공한 후 서울시 등 여러 지자체와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5G-V2X를 탑재한 상용차가 자율주행으로 통제되지 않은 일반 도로를 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라이다, 레이더 등 차량 센서를 통한 자율주행 기술 시연만 진행하거나, 5G-V2X 기반의 셔틀 버스 솔루션만 공개해왔다. 이번 시연은 출시를 앞둔 LG전자의 5G-V2X 통신단말과 마곡 일대에 구축된 LG유플러스의 5G 통신망 및 자율협력주행 플랫폼(관제센터, 다이나믹 맵, 정밀측위 등)으로 완성도를 높였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선우명호 한양대학교 미래자동차공학과 ACE Lab 특훈교수는 "차랑이 다른 차량·사물·도로 인프라와 통신하는 기술은 자율주행 연구에서 빛과 소금 같은 것으로, 통신으로 교통신호를 받으면 자율주행의 정확도가 높아지고 그에 따른 안정성도 올라간다"고 했다.
선우교수는 "빛 굴절, 눈·비, 가로수 등 자율주행차 카메라 센서 인식의 장애요소를 극복하기 위한 비용과 인력 등의 자원도 절감할 수 있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상용 서비스 가격을 내려줘 자율주행 시대 대중화에도 긍정적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했다.
◇미래형 스마트 교통으로 출퇴근 시간·어린이 교통사고율↓
이날 시연은 5G-V2X 자율주행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G80’을 기반으로 했다. 자율주행차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일대 일반도로 2.5km 구간을 10여분간 주행하며 6가지 핵심 기술을 선보였다.
LG유플러스 자율주행 6대 핵심기술. /LG유플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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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자율주행차 원격 호출 △선행차량 영상 전송(See Through) △무단횡단 보행자 감지 △긴급차량 접근 알림 △비가시영역 ’지오펜싱(Geo-Fencing, 지리적 울타리)’ 대응 △다이나믹 맵(Dynamic Map) 기반 사고현장 회피 등이다.
가장 주목할 만한 장면은 시연의 시작인 ‘원격 호출’이었다. 이날 시연자는 스마트폰 앱으로 자율주행차를 탑승 지점으로 이동시켰다. 가까운 미래에 자율주행이 일상화 되면 고객들은 이처럼 앱을 통해 운전자 없는 자동차를 호출할 수 있게 된다. 주차장까지 내려가 탑승한 뒤 다시 올라오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출퇴근 시간의 경우 10분 이상을 아낄 수 있다. 또 공항이나 열차역 등에서 도착할 때 맞춰 차량을 부르면 이동시간을 더욱 단축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가 앱을 통해 자율주행차를 호출한 뒤 대기하고 있는 모습. /이경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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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연자를 태운 자율주행차는 잠시 뒤 5G MEC(Multi-access Edge Computing)를 통해 선행차량 영상 전송(See Through) 시연을 선보였다. 이는 선행차량의 전방 상황을 후방차량에게 공유하는 기술이다. 차량 급감속이나 급정거 같은 돌발상황을 전달해 추돌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이날 시연에서는 자율주행차 내부 화면을 통해 선행차량 전방에 스쿨버스가 정차한 상황을 확인했다.
이해성 상무는 "어린이 통학버스로 인한 어린이 사상자는 최근 5년간 3배 이상 증가했다"며 "특히 정차가 잦은 스쿨버스의 경우 다른 차량과 교통 흐름에 큰 영향을 받는데 주변 차량에 정보가 공유되면 어린이들 안전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행자·차량 선제 대응, 구급차 접근·전방 사고 정보도 실시간으로
본격 스마트 교통 시대에는 탑승자가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나 자율주행 센서가 인지 불가한 순간도 사전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주변 지능형 CCTV로 보행자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다이나믹 맵(Dynamic Map)을 통해 사각지대가 조금이라도 발생할 시 스스로 주행 속도를 낮춘다. 이날 행사에서는 실제로 찰나의 순간 벌어지는 상황에 대처하는 시연도 이어졌다.
자율주행차는 횡단보도에서 신호와 상관 없이 길을 건너려는 보행자를 사전에 감지, 즉시 정차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율주행차의 카메라 센서는 통행신호인 녹색불을 확인했지만, 주변 지능형CCTV로부터 받은 무단횡단 보행자 정보로 사고에 선제 대응할 수 있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 TAAS에 따르면 지난해 무단횡단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2만4459건에 달했다.
이어서 현장에는 갑작스럽게 구급차 한대가 접근해왔다. 자율주행차는 5G-V2X를 통해 긴급차량의 정보를 사전에 인지하고 해당 차량이 먼저 갈 수 있도록 차선 변경 및 서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LG유플러스는 이 기술이 재난 현장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교통사고 예방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 및 LG전자 관계자들이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5G-V2X 자율협력주행을 시연하는 모습. /LG유플러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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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연 구간을 한 바퀴 돌아 다시 출발 지점을 지나온 자율주행차는 비가시영역 ’지오펜싱(Geo-Fencing, 지리적 울타리)’이 나타나자 시속 10~20km로 주행 속도를 낮췄다. 순간 우측 도보 위 간이 텐트 뒤편에서 빠른 속도로 다른 차량이 진입했다. 자율주행차의 라이더 센서로도 인지되지 않는 사각지대 사전 대응 기술이 구현된 것이다. 관제센터에서 진입 차량의 정보를 자율주행차에 전달함으로써 측면 충돌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시연을 기반으로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일대를 5G-V2X 자율주행 기술의 테스트베드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LG전자 뿐 아니라 다른 계열사와의 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최주식 LG유플러스 기업부문장(부사장)은 "오늘 시연은 LG유플러스와 LG전자가 메인이 됐지만, 여러 계열사와 자율주행 사업을 함께하고 있다"며 "일례로 카메라 센서 렌즈는 LG이노텍, 교통관제시스템은 LG CNS의 도움을 받으며 ‘One LG’ 차원의 협력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국 지자체 중 세종시가 가장 먼저 자율주행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세종시는 내년 1단계 사업으로 자율주행 시범운행을 통해 안전성과 사업화 가능성을 높이고 2021년 2단계 사업으로 실증구간과 서비스를 확대, 2022년 자율주행 시대를 개막한다는 목표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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