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을 다짐하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출전 주요 선수들. |
(여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 "올해로 한국 시드가 끝나더라고요. 우승해서 시드 따고 싶어요."
9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20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사전 기자회견에서 세계랭킹 2위 박성현(26)의 말에 폭소가 터졌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10차례 우승한 박성현은 2016년 한화클래식 제패로 확보한 4년 시드가 올해 만료되는 건 사실이다.
물론 박성현이 시드를 다시 따지 않아도 내년부터 당장 KLPGA투어 대회에 출전할 수 없는 신세가 되지는 않는다.
박성현이 "농담이다"라고 덧붙였듯이 그만큼 강력한 우승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박성현은 "우승하면 맥주에 소주를 탄 '소맥'을 마셔 보이겠다"는 파격적인 공약까지 내걸었다.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은 우승자가 우승 트로피에 맥주를 부어 마시는 전통이 있다.
박성현은 "맥주 마시는 모습은 많이 봐왔다. 우승하고 소주 마신 선수는 없지 않냐"면서 "내가 한번 해보겠다"고 나섰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24)도 이런 박성현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고진영은 "나도 시드가 내년 1년 남았더라. 이번에 우승해서 시드를 연장하겠다"고 말했다. 고진영 역시 2016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으로 딴 4년 시드와 2017년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우승으로 받은 2년 시드가 모두 내년 말이면 끝난다.
고진영은 "(박)성현 언니가 우승하면 '소맥'을 마신다니 나도 우승하면 '소맥' 한번 마셔보겠다"고 맞받았다.
국내에서 뛸 때도 팽팽한 라이벌이던 둘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똑같이 평균 타수 1위에게 주는 베어트로피를 타고 싶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박성현은 "신인왕, 상금왕, 올해의 선수는 다 타봤다. 베어트로피는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해서 꼭 한번 받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상금, 올해의 선수, 평균타수 등 개인 타이틀 전 부문 선수인 고진영도 "다른 건 몰라도 베어트로피를 받는 게 가장 영광스러울 듯하다"고 밝혔다.
고진영과 박성현은 10일부터 나흘 동안 열리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 나란히 출전한다. 세계랭킹 1, 2위 선수의 국내 대회 동반 출전은 드문 일이다.
또 둘이 국내 대회에 같이 출전한 것은 2017년 이 대회 이후 2년 만이다.
박성현은 "신기하고 멋진 일이다. 미국에 가서도 세계 1, 2위를 하는데 고국 팬들에게 같이 경기하는 모습 보여드릴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전에 한국에서 같이 뛸 때는 자주 경기를 치렀지만, 이렇게 다시 한국에서 같이 경기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디펜딩 챔피언 배선우(25)는 "올해 국내 대회에 나와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면서 "우승보다는 톱10을 목표로 잡았지만 우승한다면 작년에 거품만 마셨던 맥주를 한 모금 먹어보겠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일본으로 무대를 옮긴 배선우는 올해 네 번째 국내 대회 출전이다.
KLPGA투어에서 8승을 올리고 일본에서 주로 활동하는 김하늘(31)은 "8년 전 이 대회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한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난다"면서 "나도 우승을 목표로 뛰겠다"는 출사표를 냈다.
KLPGA투어에서 4승을 올리면서 상금, 다승, 평균타수, 대상 등 전 부문 1위를 달리는 최혜진(20)은 "처음 프로 대회에 갤러리로 구경하러 왔던 대회다. 그때 프로 선수 언니들 경기를 보고 프로 선수 되겠다는 마음을 더 강하게 먹었던 추억이 있다"고 소개했다.
최혜진은 "상반기에는 우승도 많았고 성적도 나름대로 좋았는데 하반기 들어 주춤한 편이라 이 대회 우승으로 타이틀 경쟁에 여유를 갖고 싶다"면서 "우승하면 쓰러질 때까지 맥주를 마시겠다"고 말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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